‘지구촌 축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는 건 축구팬만이 아니다. 각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숨은 진주를 발견하기 위해 선수들의 활약을 예의주시한다. 2014년 브라질대회가 끝난 뒤 콜롬비아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의 2018 러시아월드컵은 지난 27일 독일전을 끝으로 3경기(1승2패) 만에 F조 3위로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아쉽게 막을 내렸다. 그러나 짧은 시간 몇몇 선수는 자신의 숨은 기량을 그라운드에 쏟아냈고 대회 후 해외 명문구단의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은 대회가 끝나기 전부터 ‘빅클럽’ 이적설에 휩싸였다. 이번 대회 한국이 터뜨린 3골 중 2골을 넣은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017~2018시즌 각종 대회에서 18골11도움을 기록해 이미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독일 ‘스포르트1’은 앞서 EPL 명문구단들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아스널이 손흥민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하며 그의 이적료가 7000만유로(약 907억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잉글랜드)으로 팀을 옮길 때 기록했던 이적료 3000만유로(약 390억원)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액수다.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도 해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세 경기에서 조현우는 골에 가까운 상대의 슛을 타고난 반사신경으로 막아낸 것은 물론 공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판단력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확실한 골키퍼가 없는 리버풀 구단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조현우를 영입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아일랜드 언론 ‘RTE’는 “조현우의 키(189㎝)와 자신감, 공을 막아내는 능력이라면 현재 골키퍼가 부족한 이적 시장에서 충분히 많은 팀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현우도 더 큰 무대에 진출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 그는 최근 ESPN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간 유럽에서, 특히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며 “그곳에선 최고의 공격수들을 상대하기에 골키퍼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22·잘츠부르크)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비록 러시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하노버96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의 관심을 얻고 있다. 자유계약선수가 된 기성용(29·스완지시티) 역시 에버턴과 웨스트햄(이상 잉글랜드), AC밀란(이탈리아) 등으로 팀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