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전차군단’ 독일이 한국에 0-2 참패를 당하면서 ‘우승국 부진 징크스’가 재연됐다. 벌써 3개 대회 연속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28·광저우에버그란데)과 손흥민(26·토트넘)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앞서 열린 조별리그에서 스웨덴(0-1패)과 멕시코(1-2패)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극적으로 제압해 1승2패(승점 3·골득실0)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같은 시간 열린 멕시코-스웨덴 전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에 0-3으로 패한 탓에 한국은 독일을 이기고도 F조 3위로 대회를 끝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 좌절이다. 스웨덴(2승1패·골득실+3)이 조 1위, 멕시코(2승1패·골득실-1)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독일은 한국과 함께 1승2패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2(한국에 0-2패, 멕시코에 0-1패, 스웨덴에 2-1승)가 되는 바람에 조 최하위로 16강 탈락이라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브라질대회 우승팀 독일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함으로써 1998년부터 이어져온 우승국 부진 징크스가 이번 대회에도 재연됐다. 독일은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과 무득점이란 ‘흑역사’도 함께 받아들어야 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팀 프랑스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1무 2패 무득점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게 우승국 부진의 시작이다.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팀인 브라질은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8강까지 진출한 뒤 4강 진출이 좌절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4년 뒤 출전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2무 1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또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1승 2패로 16강 진입에 실패했다. 2010년부터 보면 3개 대회 연속 우승팀의 굴욕이 연출된 것이다.

한편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완파한 덕에 멕시코는 스웨덴에 0-3패를 당하고도 16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독일이 한국을 이겼다면 독일이 골득실에서 앞서 멕시코 대신 16강 진출 티켓을 잡을 수 있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