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부상에도 대표팀 훈련에 동행…벤치서 독려
'캡틴'으로 책임감…경기 못 뛰어도 후배들에 큰 힘
[월드컵] 기성용, 뛸 수는 없어도… '원팀'의 구심점

"경기에서나 정신적으로나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성용이 형이 없지만, 큰 경기를 앞둔 국가대표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잘 준비하겠습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인 독일과 3차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주세종(28·아산)이 현지시간으로 25일 열린 훈련 직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캡틴' 기성용(29·스완지시티)이 대표팀을 하나로 묶는 원팀(One-Team)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신태용 감독도 기성용이 24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 때 왼쪽 종아리를 다쳐 남은 경기에 출장할 수 없게 된 것과 관련해 "기성용이 주장으로 100% 역할을 해줬고,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해줬다.

다른 선수들이 기성용과 박주호(울산)가 빠진 부분까지 해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월드컵] 기성용, 뛸 수는 없어도… '원팀'의 구심점

기성용의 독일전 결장은 신태용호에는 엄청난 손실이다.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그라운드 사령관'이자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로 공수를 조율하는 '중원 사령관'까지 맡았던 기성용의 역할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넓은 시야와 수비 능력, 대포알 슈팅까지 겸비한 기성용은 스웨덴과 1차전, 멕시코와 2차전에서 모두 풀타임 활약했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 있는 플레이는 다른 후배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된다.

아울러 기성용은 대표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담당한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세 대회 연속 뛰는 베테랑이자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한 한국 축구의 간판으로서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있어서다.

특히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해외파 선수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건 기성용만의 강점이다.

책임감도 누구보다 강하다.

기성용은 지난 1일 보스니아와 평가전 때 1-3 패배를 당한 후 라커룸에 들어서면서 주장 완장을 내팽개쳤다고 한다.

패배에 대한 자책과 함께 투혼을 발휘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오스트리아 전훈 기간 볼리비아 평가전 0-0 무승부에 이어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0-2 패배를 당한 후에는 "팬들께 '최선을 다하겠다', '기대해달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마음이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전훈 기간 훈련 종료 후에는 선수들만 따로 모아 미팅 시간을 갖고 분발을 다짐하기도 했다.
[월드컵] 기성용, 뛸 수는 없어도… '원팀'의 구심점

2013년 7월 비밀 계정 SNS를 통해 자신을 기용하지 않은 당시 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을 비난하는 글로 'SNS 파동'을 일으켰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캡틴'다운 책임감이다.

그는 25일 훈련 때는 다친 종아리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허벅지를 다친 박주호와 함께 선수단 훈련에 동참했다.

왼쪽 다리를 살짝 절고 있음에도 목발을 짚지 않은 채 이동한 뒤 벤치에 앉아 훈련을 지켜봤다.

기성용은 27일 독일과 3차전이 열리는 카잔 아레나에서도 관중석이 아닌 벤치에 앉아 16강 진출 명운이 걸린 결전에 나서는 동료들을 응원한다.

경기에는 뛰지는 못하지만 다른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벤치의 캡틴'으로 나서는 것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