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 둘째 날인 22일 아일랜드CC 연습그린에서 안성현 코치(왼쪽)가 조윤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아일랜드CC=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 둘째 날인 22일 아일랜드CC 연습그린에서 안성현 코치(왼쪽)가 조윤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아일랜드CC=이승재 한경매거진 기자 fotoleesj@hankyung.com
“아마추어들은 거리감이 없어서 스트로크 연습에 더 중점을 두는 게 좋아요. 거리는 신경 쓰지 말고 퍼터 헤드 스윗스폿에 정확하게 맞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22일 오후 1시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대회 2라운드 오후 티오프를 앞둔 선수 10여 명이 퍼팅 연습에 몰두해 있었다. 선수들 모습을 유심히 살피던 ‘챔프들의 프로’ 안성현 코치(37)는 ‘아마추어들이 티오프하기 전 어떤 연습을 하면 좋으냐’는 질문에 예상과 다른 답을 내놨다. 거리감을 잡으려면 오히려 거리 맞추기나 홀에 넣는 연습을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는 조언. 안 코치는 김지현, 조윤지, 박지영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스타는 물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김효주 등 스타 골퍼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중간합계 9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오른 이효린의 코치도 맡고 있다. 이날도 그는 이정민과 조윤지의 퍼팅 스트로크를 세밀히 점검했다. 대화보다 침묵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간혹 나오는 말은 “자신 있게 쳐라” 정도. 아마추어를 위한 팁 하나를 더 물었다. 퍼팅할 때 헤드업을 안 하는 방법에 대해서다.

“머리는 움직이지 않는 게 정답인데 쉽지 않을 겁니다. 헤드업이 심하거나 머리가 공을 따라가는 실수가 잦다면 ‘과장 훈련’을 해 볼 만하죠.”

과장 훈련이란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반대 동작을 극단적으로 과장해 연습하는 대체 처방이다. 예컨대 슬라이스가 심하다면 훅 연습을 하는 식이다. 그는 “슬라이스 환자가 똑바로 치는 연습을 할 때 치유될 확률이 25%라면 훅 연습을 하면 75%로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부작용으로 진짜 훅이 난다 해도 똑바로 치는 샷 빈도보다 훅 빈도가 훨씬 낮은 만큼 투자 가치가 높은 훈련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은 똑바로 치는 것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슬라이스 교정이 안 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다. 토핑이 자주 나면 뒤땅 치는 연습을 하고, 뒤땅이 자주 나면 토핑 치는 연습을 의도적으로 해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선수들이 퍼팅할 때 머리 움직임에 주목해보라고 했다. 퍼팅 스트로크를 할 때 선수들이 머리를 홀컵 방향으로 살짝 움직이고, 반대로 다운 스트로크를 할 때 홀컵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살짝 돌리는 ‘반(反)동작’이 눈에 들어왔다. 스트로크 동작으로 몸통의 회전축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균형을 잡는 무의식적 동작이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확연히 드러나면 좋지 않지만, 칩샷 교정용으로 한 번 따라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선수들 일부는 그린 엣지에서 칩샷 어프로치 연습을 수십 개씩 했다. 퍼팅 때와 마찬가지로 어프로치할 때도 선수들이 머리를 스트로크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예진은 “리듬과 템포에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고 귀띔했다.

장하나, 김아림의 코치를 맡고 있는 허석호 프로(45)는 “칩샷 백스윙을 할 때 몸통과 머리를 동시에 왼쪽으로 살짝 이동해 주는 동작이 전체 스윙의 균형을 잡아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퍼팅에서 통하는 ‘균형 동작’이 칩샷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임팩트 순간에는 어드레스 때의 머리 위치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스윙이 끝난 후까지 오른발에 체중이 남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허 프로는 “배꼽에 무게 중심점이 있다는 느낌으로 칩샷을 하면 몸통이 흔들려 뒤땅이나 토핑이 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본 투어 통산 8승을 올린 허 프로는 지난해 은퇴한 뒤 국내로 들어와 투어 프로들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