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과 1만㎞ 이상 떨어진 곳…중국 반환 후에도 여전한 사랑
[월드컵] 아시아에서 호날두를 가장 좋아하는 지역은 마카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두 경기 만에 네 골을 터뜨리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누가 뭐라고 해도 전 세계적인 '톱스타'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유독 호날두와 포르투갈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지역이 있다.

그것도 포르투갈에서 1만 ㎞나 떨어진 아시아의 작은 도시다.

바로 중국의 특별행정구 마카오가 유별난 '포르투갈·호날두 사랑'을 과시하는 곳이다.

마카오는 16세기 중엽부터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은 곳이다.

이후 400년 정도가 지난 1999년이 돼서야 중국과 포르투갈 합의에 따라 이곳에서 중국이 주권을 회복했고 특별행정지구로 지정됐다.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마카오에는 아직도 포르투갈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아직 마카오 공공기관에서도 포르투갈어가 사용되고, 1만 명 가까운 포르투갈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 공동체도 있다"고 전했다.

홍콩 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역시 최근 월드컵 기간에 마카오 사람들의 포르투갈 응원 표정을 담은 영상을 보도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은 마카오 시간으로 새벽 2시에 시작했지만 많은 사람이 한데 모여 열정적으로 포르투갈을 응원했다.

마카오에 거주하는 포르투갈계 중국인 마리아 알메이다는 이 신문과 중국어로 인터뷰하며 "나 스스로 어릴 때부터 마카오에서 태어나고 자란 포르투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늘 포르투갈 축구를 응원했고, 포르투갈의 모든 것을 좋아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물론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포르투갈 사람들이 살고 있고, 포르투갈어도 널리 쓰인다"며 "포르투갈의 문화도 마카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에 사는 포르투갈 중년 남성인 산투스 핀투 역시 "우리는 호날두만 있으면 된다"고 포르투갈의 선전에 흐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월드컵] 아시아에서 호날두를 가장 좋아하는 지역은 마카오
마카오는 중국의 행정자치구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는 별도 가맹국으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FIFA 랭킹 185위로 월드컵 본선 진출은 꿈도 꾸기 어려운 처지다.

하지만 포르투갈을 응원하며 '대리 만족'을 하는 셈이다.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포르투갈이 우승할 때도 마카오 사람들은 환호했다.

당시 타임은 마카오의 분위기를 전하며 "마카오 시간으로 새벽 3시에 결승전이 시작했지만 마카오는 깨어 있었다"며 "마카오와 포르투갈은 역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포르투갈을 응원한다"는 20대 중반 남성의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