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스윙도 배우고 경치도 구경하고.’ 골프 대회를 TV 중계가 아닌 현장에서 관람하는 묘미는 남다르다. 카메라와 마이크에 잡히지 않는 선수들의 혼잣말과 탄식, 다양한 표정, 생생한 타구감까지 챙길 수 있는 게 수두룩하다. 선수들을 따라 걷는 10㎞가량의 거리도 충분한 운동이다. 여기에 세계 최강 K골퍼들의 명품 골프 기술까지 얻어간다면 금상첨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100배 즐기는 ‘갤러리 팁’ 다섯 가지를 모았다.

(1) ‘3대 필수품’부터 챙겨라

거리측정기나 소형망원경을 챙겨가면 경기를 좀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선수의 실제 드라이버 비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몇 m짜리 어프로치 샷을 성공시켰는지 등 거리와 관련한 궁금증을 쉽게 풀 수 있다. 프로 선수들의 공개된 비거리와 실제 비거리는 차이가 많다. 햇빛을 차단하는 선블록과 등에 메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접이식 의자도 필수품이다. 비씨카드 대회를 매년 챙겨보는 이재훈 씨(49·의사)는 “생수와 간식거리, 휴대용 미니 선풍기, 우산을 챙기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2) 드라이빙 레인지·연습 그린을 노려라

선수들의 샷을 한 곳에서 오래 감상하려면 공식 경기 티오프 전 드라이빙 레인지를 들러볼 만하다. 연습 전 몸푸는 방법과 클럽을 연습하는 순서 등 참고할 만한 동작이 많다. 웨지 등 쇼트 아이언에서 시작해 롱아이언, 우드, 드라이버로 이어지는 연습순서가 공통적이라는 점을 포착한다면 눈썰미가 좋은 갤러리다. 티오프 1~2시간 전에는 연습 그린도 둘러볼 만하다. 그린 주변 칩샷이나 퍼팅연습법, 경사면 퍼팅에 필요한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aim point express)’ 같은 다양한 정보를 얻어갈 기회다.

(3) 프리샷 루틴을 훔쳐라

샷 준비동작인 ‘프리샷 루틴’이 제대로 잡힌 아마추어는 많지 않다. 프리샷 루틴은 샷의 일관성과 연관이 깊다. 프로들은 18홀 모든 샷에 똑같은 루틴을 적용한다. 아마추어는 샷마다 다른 경우가 많다. 샷 결과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 체력과 유연성을 갖춘 프로들의 스윙은 눈동냥으론 배우기 어렵다. 하지만 프리샷 루틴은 따라 배우기가 쉽다.

(4) 명당자리를 찾아라

갤러리 경험이 많은 ‘프로급’ 갤러리는 ‘명당자리’부터 찾는다.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이 열리는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에서 쭉쭉 뻗어가는 ‘사이다 장타’를 감상하기 딱 좋은 홀은 6번홀(파5)이다. 고저차가 큰 내리막 파5홀인 데다 오른쪽에 푸른색 넓은 워터 해저드가 자리잡고 있어 공이 날아가는 모습을 뒤에서 뚜렷이 관찰할 수 있다. 선수들이 2온을 위해 비거리를 내는 홀이어서 진짜 비거리를 가늠할 기회도 된다. 두 홀 경기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원샷 투킬’ 갤러리 포인트도 알아두면 쏠쏠하다. 7번(파4), 8번(파3)홀이 그런 곳이다. 7번홀 그린 왼쪽에 서 있으면 8번홀 웨지티샷 장면까지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5) 모든 선수 홀아웃 기다려야 ‘매너 굿!’

대회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너 갤러리’가 되는 것이다.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고 사진촬영을 자제하며 전화통화를 큰소리로 하지 않는 착한 갤러리가 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갤러리들도 무심코 저지르기 쉬운 ‘비매너’가 한 조(대개 3명)에 편성된 선수 전원이 퍼팅을 다 마치지 않았는데도 다른 홀로 이동하는 행동이다. 한 프로 선수는 “갤러리 곁을 지나갈 때 사적인 질문을 하면 집중이 흐트러지곤 한다”며 “박수를 쳐주거나 파이팅을 외쳐주는 심플한 응원을 대개의 선수들이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