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35·동아제약)이 화끈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17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대회에서다.

이날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CC(파72·742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박상현은 막판까지 우승경쟁을 펼쳤던 이성호(31)를 따돌리고 대회 초대챔피언에 올랐다. 박상현은 올 시즌 첫 다승자(2승)가 됐다. 박상현은 지난 5월 열린 GS칼텍스매경오픈에서 올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우승상금 2억원을 챙긴 박상현은 4억2288만원원의 시즌 상금을 쌓아 상금 순위를 4위에서 1위로 끌어올렸다. 코리안 투어 6승,일본 투어 1승을 기록 중인 박상현은 이번 우승으로 개인 프로 통산 승수를 8승으로 늘렸다. 박상현은 “우승한지 얼마 안돼 2승을 올려 기쁘다”며“지금까지 시즌 3승을 한 번도 못했는데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상현은 2009년 생애 첫 승과함께 2승을 올린데 이어 2014년 2승, 2016년 2승 등 우승을 한 해마다 2승씩을 해왔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승을 기대했던 이성호는 막판 퍼팅 난조에 흔들리면서 베테랑 박상현의 역습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1m도 채 안됐던 12번홀(파3) 파퍼트와 1.5m정도였던 14번홀(파4) 보기 퍼트를 놓친 게 뼈아팠다. 이성호는 2009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지만 준우승을 두 번(2014년 동부화재프로미오픈,2016년 넵스헤리티지)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이성호는 첫 준우승을 올릴 때도 3라운드까지 3타 차 선두로 나섰다가 이동민에 덜미가 잡혀 첫 승 기회를 날렸다.

이날도 그 때의 데자뷔였다. 1타 차 단독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성호는 11번홀(파5)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보기를 범한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낸 박상현과의 타수 차를 1타 차로 내 준 뒤 14번홀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며 동타를 허용했다. 이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6.5m 버디 퍼트 기회를 잡았지만 파에 그치면서 버디를 잡아낸 박상현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준우승 상금은 1억원.

한국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일본의 고바야시 신타로와 군복무 후 투어에 복귀한 장동규, 일본투어에서 주로 뛰는 류현우가 17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박상현의 우승으로 올 시즌 열린 6개 스트로크 대회(데상트매치플레이 제외)에서 모두 역전 드라마가 연출되는 진기록이 작성됐다. 3라운드 선두 6명 중 아무도 최종라운드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박상현은 2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요 선수 150명을 초청해 올해 처음 개최됐다.

용인=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