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메시도 얼려버린 아이슬란드의 '얼음 성벽'… 강렬한 데뷔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가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데뷔전을 뜨겁게 달궜다.

아이슬란드가 세운 '얼음벽'에 막힌 아르헨티나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아이슬란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이슬란드가 2018 러시아월드컵 초반, 최대 이변을 만들었다.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가 17번째 본선 무대에서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와 무승부를 이뤘다.

아이슬란드는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유로 2016년 8강에서 아이슬란드가 쓴 '얼음 신화'의 여운이 월드컵 무대로 이어졌다.

아이슬란드는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다.

이 곳에는 현재 약 34만 명이 거주한다.

유로 2016전까지는 축구에서도 '변방 국가'로 분류됐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유로 2016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유럽 조별예선 7승 1무 2패로 크로아티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이슬란드는 이번엔 남미의 축구 강호 아르헨티나의 발목을 잡았다.
[월드컵] 메시도 얼려버린 아이슬란드의 '얼음 성벽'… 강렬한 데뷔
양 팀 모두 승점 1을 얻었지만, 아이슬란드가 얻은 게 더 많다.

아이슬란드는 본선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첫 번째 득점(전반 23분 알프레드 핀보가손)을 얻었고, 승점마저 따냈다.

후반 18분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는 등 아르헨티나의 파상 공세를 견뎌낸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은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할도르손은 영화감독, CF 감독으로 2012년 아이슬란드 유로비전송 페스티벌 총감독을 맡는 등 이색 경력을 지닌 선수이기도 하다.

슈퍼스타가 즐비한 아르헨티나로서는 더 자존심이 상하는 사연이다.

이에 반해 정확히 12년 전인 2006년 6월 16일 독일월드컵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경기에서 첫 월드컵 득점을 올린 메시는 할도르손의 선방에 고개를 숙였다.

표면적인 기록은 아르헨티나가 앞섰다.

아르헨티나는 점유율에서 72%-22%로 압도했고, 슈팅에서도 26-9로 크게 앞질렀다.

아르헨티나가 713번의 패스를 시도하는 사이, 아이슬란드는 188번의 패스만 했다.

그러나 실리는 아이슬란드가 챙겼다.

아이슬란드는 탄탄한 수비로 아르헨티나의 의미 없는 패스를 유도했다.

잔뜩 움츠렀다가 기회를 잡으면 아이슬란드는 빠르게 양쪽 측면을 노려 상대를 위협했다.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데뷔하는 나라는 아이슬란드와 파나마 두 팀뿐이다.

내심 아르헨티나는 아이슬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대결 편성을 만족해했다.

앞선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네 차례 월드컵 데뷔전을 치르는 상대와 첫 경기를 했고, 1994년 그리스, 1994년 일본, 2006년 코트디부아르, 2014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모두 꺾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첫 출전국의 데뷔전 승리 기록'을 막아섰다.

D조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와 무승부를 이룬 아이슬란드는 이제 16강 진출을 꿈꾼다.

아이슬란드는 23일 0시 나이지리아와 2차전을 벌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