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수비하면서도 득점 가능…어느 팀을 만나도 기회는 생긴다"
신태용 감독, 마지막 베이스캠프 훈련서 수비 강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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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89분 동안 수비를 해야 한다해도 그게 뭐가 잘못됐는가? 1분의 시간이 주어지고 상대가 기회를 허용한다면 오직 승리만을 생각하고 뛰면 된다."

모로코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자책골을 얻어내며 극적인 승리를 수확한 이란 대표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모로코의 거센 공세를 철저히 막아내는 것이 초반 전략이었다고 했다.

시종일관 끌려다니고도 결국 승점 3점을 가져온 케이로스 감독은 90분 중 89분을 수비만 하더라도 1분의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키는 축구로도 승리가 가능함을 보여준 이란전은 태극전사에게도 자극이 됐다.

16일(현지시간) 스웨덴전 장소인 니즈니 노브고로드로 이동하기 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마지막 훈련에 나선 선수들은 수비의 중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대표팀의 최후방을 지키는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이란전과 관련해 "경기를 90분 하다 보면 수비하면서도 득점이 나올 수 있다"며 "어느 팀이든 상대하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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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는 "골키퍼는 수비수들과 소통을 잘해야 한다"며 "넓은 범위로 (상대의 공격을) 많이 잘라주면 수비진도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공격수인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수비가 안정돼야 골을 넣을 수 있다"며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이 수비적인 부분에서 준비를 많이 했다"며 "수비 상황에선 굉장히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수를 도와주고 역습 상황에서도 많은 거리를 뛰어야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에 15분간 공개된 훈련에서도 신태용 감독은 수비를 강조했다.

첫 상대인 스웨덴에 이어 멕시코, 독일까지 강팀을 줄줄이 만나 수세적이 될 수밖에 없는 대표팀으로서는 이란전의 결과가 상당한 자극이 된 듯했다.

축구가 경기 내용을 점수로 평가하는 종목이었다면 이란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지만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하는 종목이고 결국 이란은 이기는 경기를 했다.

모로코 입장에선 침대 축구라고 비난할 만한 장면이 많이 연출됐지만 이란이 지독하도록 철저한 수비로 모로코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이란의 승리는 아시아팀이 월드컵 무대에서 오랜만에 건진 승리라는 점도 대표팀의 사기엔 고무적인 요소다.

황희찬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란이 최종예선에서와 마찬가지로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우리도 준비를 잘한 만큼 자신감이 있다. 꼭 스웨덴전에서 1승을 거둘 것"이라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