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동계올림픽 이후 침체한 도시, 스페인-포르투갈 빅매치로 활기
소치 '스포츠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성공하나
[월드컵] 호날두 방문에 되살아난 소치… 축구팬으로 '들썩'
"올림픽이 끝난 뒤 도시 전체가 침체했는데, 월드컵 열기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B조 첫 경기를 앞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 부근.
자원봉사자 예카테리나 씨는 몰려드는 축구팬들을 보며 활기가 넘치는 도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날 소치에는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고 빅매치로 꼽히는 스페인-포르투갈의 경기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축구팬들이 몰렸다.

스페인, 포르투갈 자국 팬들은 물론 중국, 일본,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축구팬들로 붐볐다.

월드컵은 인구 34만 명의 소도시, 소치를 들썩이게 했다.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 인근의 상점들은 축구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몇몇 편의점은 주류를 사기 위해 모인 축구팬들로 긴 줄이 생겼다.

주변 숙소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미디어 빌리지를 활용됐던 메레틴스키 마린 베이 콤플렉스는 평소보다 50% 이상 많은 투숙객이 예약했다.

장거리 택시 요금은 30%의 할증이 붙었다.

소치는 스페인-포르투갈전 유치로 도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모습이다.
[월드컵] 호날두 방문에 되살아난 소치… 축구팬으로 '들썩'
사실 소치는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올림픽 경기장과 부대 시설 관리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소치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은 올림픽이 끝난 뒤 국제경기를 유치하지 못하면서 천문학적인 운영 비용만 잡아먹는 괴물이 됐다.

스페인-포르투갈의 경기를 개최하기 전까지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경기는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독일과 멕시코의 축구 경기가 마지막이다.

일각에선 "최근 1년 동안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의 내부를 본 사람이 없다"라며 "사실상 유령 경기장이 됐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일부 외신은 '소치가 다시 스포츠의 무덤이 됐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월드컵] 호날두 방문에 되살아난 소치… 축구팬으로 '들썩'
소치는 따뜻한 기후와 많은 관광자원을 가진 도시지만, 인구수가 적고 교통이 좋지 않아 번번이 스포츠 붐업에 실패했다.

소치는 최근 15년 동안 총 6개의 프로구단을 유치했지만 모두 사라졌다.

러시아는 소치를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꿉친구였던 거물 기업인 보리스 로텐베르크는 최근 자신이 소유한 러시아 프로축구 2부리그 팀 FK다이더모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연고지를 소치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재계가 소치 살리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소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 슈퍼스타가 총출동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월드컵 빅매치를 유치하면서 다시 한 번 꿈틀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