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엔 못 갔지만…광고비 가장 많이 쓴 '중국'
중국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광고비에는 '세계 1위' 수준의 돈을 투입했다. 부동산·유통·IT(정보기술) 기업 등 내노라 하는 중국 대표 기업들이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브랜드 홍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15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케팅 리서치 회사인 제니스는 중국이 이번 러시아월드컵 광고에 총 8억3500만달러(9001억원)를 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국 기업이 투입하는 광고비는 24억달러로 추산되며, 금액으로 보면 중국이 미국(4억달러)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후원 기업도 중국이 총 5곳으로 미국보다 많다.

중국 기업 중 FIFA 최상위 파트너사로 '부동산 공룡' 완다그룹이, 그 다음 월드컵 스폰서로 중국 TV 1위 업체 하이센스와 유업체 멍뉴, 스마트폰업체 비보(vivo)가 나선다. 아시아·대양주 지역의 내셔널 서포터인 전기 스쿠터 업체 야디(Yadea)까지 감안하면 총 5개 중국 기업이 이번 월드컵을 지원한다. 한국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한 후원사다.

중국 기업 중 월드컵 마케팅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완다그룹은 앞서 지난 2016년 'FIFA 1등급 후원사' 자격을 획득했다. 계약 기간은 15년으로, 2030년까지 월드컵을 포함한 다양한 FIFA 경기에서 후원활동을 펼친다. 세부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 기존 5대 후원사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액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은 이번 월드컵 기간 FIFA 홈페이지에서 경기 결과를 맞히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정답률이 높은 응모자에게 완다가 2015년 인수한 스페인 프로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경기 티켓과 항공권·숙박권 등을 제공한다.

멍뉴는 완다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후원 금액이 많다. 멍뉴는 대회 기간 FIFA 공식 우유, 요구르트 등 음료와 아이스크림 총 27개 브랜드를 선수와 관중에게 공급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멍뉴는 러시아 월드컵 전체 64개 경기에서 7분간 전파를 탈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미디어 파워를 통해 500억 규모의 조회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멍뉴는 올해 월드컵에 최소 20억위안(약 3400억원)의 마케팅비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진다. 멍뉴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루민팡은 "세계적인 비즈니스 기회인 만큼 중국 유업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마트폰 업체 비보는 특별히 한정판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맞춤형 휴대폰을 FIFA 직원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비보가 월드컵 후원사로 나선 것은 그동안 스포츠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비보는 앞서 미국프로농구(NBA)와 인도 국민 경기인 크리켓 프리미어 리그에 공식 후원한 바 있다.

중국 가전 업체 하이센스는 일본 소니를 대신해 공식 TV를 제공한다. 월드컵 한정판 TV를 선보이고 경기장 곳곳에 자사 TV를 전시한다. 월드컵 스폰서를 따낸 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하이 센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6.54% 늘었다. 투입된 마케팅 비용을 넘어서는 '합리적 거래다'라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아시아·대양주 내셔널 서포터로 나선 중국 전기 자동차 업체인 야디는 2000만달러(약 219억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월드컵 상품인 전동차, 주전자, 열쇠고리, 헬멧, 장갑, 의류, 축구공 등을 후원한다.

중국이 비록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이들 기업은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아시아 최초로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오는 18일 오후 9시 스웨덴과 첫 경기를, 24일 오전 0시에 멕시코와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현대·기아차는 '전세계의 축제'인 월드컵 기간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 기원 및 기업 홍보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대회 운영 차량를 비롯해 현대모터스튜디오 모스크바 브랜드관에서 월드컵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를 여는 등 브랜드 홍보에 적극 나선다.

현대차는 1999년부터 FIFA 공식 후원사로, 기아차도 2007년부터 FIFA 공동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월드컵엔 못 갔지만…광고비 가장 많이 쓴 '중국'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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