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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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스페인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전격 경질된 훌렌 로페테기(52)가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클럽 레알 마드리드는 1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에 로페테기 감독과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로페테기 감독은 이날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과 3년짜리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을 마치고 나서 로페테기 감독은 "어제는 내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가장 슬픈 날이었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훌륭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을 이끌고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기 위한 모험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새로운 각오도 드러냈다.

로페테기 감독이 말한 어제는 그가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에서 해고된 날이다.

최근 사흘 동안 로페테기 감독의 인생은 크게 요동쳤다.

레알 마드리드가 지네딘 지단 감독 후임으로 로페테기를 선임하고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면 팀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한 게 시작이다.

그러자 하루 뒤 스페인축구협회는 지난 2년간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고 20경기에서 무패행진(14승 6무)을 벌인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했다.

그러고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장을 맡았던 페르난도 이에로에게 러시아 월드컵 지휘봉을 맡겼다.

러시아에서 월드컵 개막을 준비하던 로페테기 감독은 짐을 싸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에 대한 비난이 일자 페레스 회장은 "우리는 몇 시간 만에 계약에 합의했다"면서 "월드컵 기간에 계약 사실이 새나가 대표팀에 더 큰 혼란을 주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로페테기 감독이 내일 대표팀을 지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오히려 스페인축구협회를 향해 눈을 흘겼다.

스페인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에 속해 16일 포르투갈과의 대결을 시작으로 이란, 모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