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휘(26·CJ대한통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7~2018시즌 초까지만 해도 그야말로 ‘잘나갔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에서 4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의 체면을 살렸다. 이어 참가한 슈라이너 아동병원오픈에선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시드 걱정을 덜었다. 그때 드라이버 스윙에 변화를 줬다.

김민휘가 10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PGA 제공
김민휘가 10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PGA 제공
10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결승전을 앞두고 만난 김민휘는 스윙에 변화를 준 배경을 묻자 “아무리 만족해도 안주할 수 없는 게 골프”라며 “그래서 골프가 어려운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민휘가 잘되는 스윙에 손을 댄 이유는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는 수차례 우승 경쟁에 합류하고도 PGA투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투어 선수들보다 많이 모자란다고 생각했고 탄도를 높이려 했다. 몸통을 더 쓰는 스윙을 연습했다.

무리하게 변화를 주려 하자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이후 잔부상이 그를 따라다녔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6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 4월이 돼서야 예전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의 예전 스윙이 어느 정도 돌아왔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이번주 반등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모처럼 국내 대회를 찾았다.

김민휘는 대회가 열리는 주 화요일에 귀국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코스에서 뛰는 악조건에도 PGA투어 선수의 ‘레벨’을 보여줬다. 그는 경남 남해군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파72·7183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현정협(35)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2012년 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이후 국내투어 통산 2승째다. 그는 우승 상금으로 2억원을 챙겼다.

김민휘는 64강과 32강, 조별리그 16강까지 4연승을 달렸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김기환(27)과 마지막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조 1위로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결승에서 김민휘는 전반에서 1홀차로 뒤처졌다. 그러나 14번홀(파3) 버디로 동점을 만들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파로 버티며 보기에 그친 현정협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휘는 “우승은 항상 좋은 게 당연하지만, 특히 내겐 더 전환점으로 작용해 왔다”며 “2012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뒤 바로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 1차전에서 1위를 하는 등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고 이번에도 돌아가면 뭔가 잘 풀릴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형준(26)과 맹동섭(31)은 3, 4위 결정전에서 비기며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남해=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