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트럼프, 김정은과 라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골프 라운드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블룸버그와 더 데일리비스트 등 외신은 오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두 정상 간 골프 라운드가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회담이 국교 수립이나 무역협정, 평화선언 등 긍정적인 결과로 연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해 2차 정상회담을 열 수 있으며, 스킨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라운드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더 데일리비스트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해 둘만의 부담 없는 친교 시간을 갖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18홀 라운드를 하는 방안을 백악관 참모들과 깊숙이 상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전 폭스뉴스 앵커인 에릭 볼링은 “골프 라운드가 성사되면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북·미 간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까지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스코틀랜드 등 세계 각국에 골프장 17개를 비롯해 다수의 별장과 휴양지를 소유하고 있다. ‘골프 회담’ 장소로는 현재 2차 회담지로 거론되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의 별장이 유력하다는 게 골프계 시각이다. 이 리조트 인근의 팜비치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장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열 달 동안 60회가 넘는 골프 라운드를 즐겼을 정도로 골프광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세 차례 골프 라운드를 하는 등 적극적인 골프 외교로도 유명하다.

문제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김정은의 골프 실력이다. 골프 경험 여부도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2011년 북한 최고지도자에 오른 직후 능라유원지에 미니 골프장을 지을 것을 지시하고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한 것으로 미뤄 골프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골프를 꽤나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북한 매체는 김정일이 1991년 평양골프장에서 처음 라운드를 했으며, 이날 11개의 홀인원을 포함해 34타(38언더파)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