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오른쪽 네 번째)와 박세리(다섯 번째) 등이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경주(오른쪽 네 번째)와 박세리(다섯 번째) 등이 ‘재능나눔 행복라운드’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진짜 골프가 재밌어야 해요. 물론 기술보다 사람이 되는 게 먼저지만요.”(최경주)

“골프도 열심히 해야겠지만 인생도 멋지게 즐길 줄 아는 후배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어요.”(박세리)

‘코리안 탱크’ 최경주(48)와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41)가 만났다. 골프 꿈나무 후배들에게 ‘전설의 실력과 경험’을 전수하기 위해서다. 골프계의 두 레전드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SK텔레콤은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최경주 박세리를 비롯해 박남신(59) 강욱순(52) 박지은(39) 김영(38) 프로 등 15명의 스타골퍼와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45명의 대한민국 골프 유망주를 멘토와 멘티로 연결해주는 ‘재능나눔 행복라운드’를 열었다. 장소는 17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2억원)이 열리는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 멘토 1명(프로)과 3명의 멘티(아마추어)가 한 조가 돼 18홀을 돌며 세계적인 프로골퍼의 자질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티샷부터 퍼팅까지 밀착 필드 레슨도 곁들였다.

티오프 전 만난 최경주는 “스승이라 하기엔 쑥스럽다”며 “골프 선배로서 어떤 경우에서라도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춘계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최경주와 라운드 기회를 잡은 우윤지 양(포항동지여중)은 “최경주 프로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듣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박세리는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는다는 건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좋다”며 “후배들은 좀 더 행복한 골프를 했으면 좋겠고, 그래야 더 오래 훌륭한 선수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리와 함께 티오프를 한 권서연 양(대전여고부설방송통신고)은 “전설과 라운드를 하는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됐다”며 “로브샷, 플랍샷 같은 띄워 치는 어프로치를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골프 유망주들이 멘토인 프로선수들에게 감사의 마음으로 카네이션과 케이크를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영종도=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