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중인 김진수 등 '부상' 변수 고려…조직력 대신 경쟁 선택
짧은 기간 대표팀 전력 끌어올리기에는 독(毒)이 될 수도
신태용호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 대신 28명인 이유는?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제 생각은 23명으로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부상자가 많이 생기면서 리스크를 조금 줄일 방법이 뭘까 하며 고민하다가 플러스알파가 된 것이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준비하는 신태용(48)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하면서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에 5명을 더한 28명을 발표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국내 평가전을 앞두고는 소집명단을 최종 엔트리만큼 선발해 조직력을 높이는 쪽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직전에는 23명의 월드컵 소집명단을 공개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에도 23인의 태극전사로 출항했다.

다만 최종 엔트리보다 많은 인원으로 시작한 경우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직전에 한 차례 있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던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로 26명을 데려가 훈련을 진행한 후 3명을 탈락시켰다.

당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 3명(이근호, 구자철, 신형민)은 국내 취재진을 피해 입국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한 35명의 예비 엔트리가 있으면서도 6월 4일까지 낼 23명 대신 무려 5명이나 추가로 더 뽑았다.

'월드컵 개막 3주 전 월요일'인 오는 21일 소집되는 대표팀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대신 소집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점검과 실험을 통한 경쟁을 유도한 셈이다.

신 감독은 당초에는 소집명단을 23명으로 한다는 구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왼쪽 풀백을 맡아왔던 김진수와 붙박이 중앙수비수였던 김민재(이상 전북)가 부상 악재를 만났다.

김진수는 지난 3월 24일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고, 내측 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돼 5주 진단을 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2일 프로축구 대구FC와 경기 때 오른쪽 정강이뼈에 금이 가 회복까지 4∼6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베테랑 미드필더 염기훈(수원)이 지난 9일 열린 울산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오른쪽 갈비뼈가 부러져 4주 진단을 받았다.

신 감독은 대표팀 전력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자 부상 변수를 고려해 백업 선수들까지 뽑아 마지막까지 경쟁하도록 한 뒤 최종 낙점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현재 가벼운 조깅을 할 정도로 회복한 김진수를 대표팀 소집명단에 넣었다.

반면 예상보다 부상이 심각해 8주 가까이 치료가 필요한 김민재와 염기훈을 과감하게 제외하면서 이들의 공백을 메울 선수들 후보를 뽑는 방식을 택했다.

김민재가 빠진 중앙수비수 후보로 무려 6명을 선발한 이유다.

신 감독은 오는 28일 온두라스(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 6월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까지 선수들의 경기력을 살펴본 후 23명으로 압축해 6월 3일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넘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드컵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경쟁에 초점을 맞춘 28명의 플러스알파 소집명단은 조직력 다지기가 급선무인 수비진에는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