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장타’에 ‘내비게이션 퍼팅’까지 갖춘다면?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퍼펙트 골프’에 도전장을 던졌다. 위협받고 있는 남자 골프 ‘1인자’ 자리도 지키고,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 온 쇼트게임 능력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존슨은 10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에서 한꺼번에 두 가지 변화를 선보였다.

첫 번째가 퍼터다. 지난해부터 테일러메이드의 스파이더 레드 퍼터를 사용해온 그는 이번에 새 모델인 ‘스파이더 미니’를 들고나왔다. 일반 시장에는 나오지 않은 신형으로, 기존 제품에 비해 헤드 뒤에 붙어 있는 양 날개가 훨씬 작다는 게 특징이다.

캐디로 변신한 친동생 오스틴과 함께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애덤 스콧(호주) 등이 한때 집중적으로 사용한 그린 읽기 기법이다.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는 그린 경사도에 따라 손가락을 1~4개까지 사용해 공을 굴릴 각도의 크기를 결정한다. 그린 경사를 1단계부터 4단계(손가락 10개를 다 사용할 경우 10단계)까지 표준화해 오차를 줄여준다는 게 장점이다. 존슨은 지금까지 눈대중과 발바닥 감각에 의존해 그린 굴곡을 읽었다.

변화는 곧장 효과를 보였다. 존슨은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내는 ‘무결점 경기’를 펼친 끝에 6언더파 66타를 쳤다. 웹 심슨(미국), 맷 쿠처(미국), 알렉스 노렌(스웨덴) 등 5명과 함께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존슨은 퍼터보다 에임포인트 효과에 좀 더 신뢰감을 갖는 듯하다. 존슨은 “이번에 바꾼 에임포인트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며 “까다로운 그린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본다”고 만족해했다.

존슨을 랭킹 포인트 0.08점 차로 뒤쫓고 있는 세계 랭킹 2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1오버파 공동 86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사상 처음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김시우(23)는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공동 7위로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