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호셸(미국)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우승 이후 부진에 빠졌다. 올해 초반에는 4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을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앞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도 커트를 통과하지 못한 그는 이후 두 개 대회에서 공동 5위와 공동 11위를 기록하며 서서히 제 기량을 되찾았다.

호셸은 팀 매치 방식으로 경기하는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총상금 720만 달러)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자신의 경기력은 되찾았는데 이를 따라와 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호셸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동향'의 플로리다 출신 맷 에브리(미국)와 함께 했다가 일찍 짐을 싸야 했기 때문이다.

호셸은 이 대회를 앞두고 그의 경기 통계를 분석하는 코치에게 한 선수를 추천 받았다. 코치의 추천은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스콧 피어시(미국)였다. 하지만 코치는 “피어시는 네가 홀에서 125야드 안쪽으로 공을 떨구면 웨지 샷으로 홀 10피트(약 3m) 거리에 붙여 놓을 선수”라고 귀띔했다.

코치의 예상은 적중했다. 호셸과 피어시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TPC 루이지애나(파72·7341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포섬(두 선수가 하나의 공으로 번갈아 샷하며 경기하는 방식)에서 5타를 줄였고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2위 제이슨 더프너-팻 페레스(이상 미국)를 1타 차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호셸은 개인 통산 5승째를 기록했다. 피어시는 2015년 7월 바바솔 챔피언십 이후 2년 9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해 통산 4승째를 신고했다.

호셸은 “(코치의 말대로) 내가 공을 보내 놓으면 피어시는 10피트 안에 공을 보냈고 정말 좋았다”고 파트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피어시도 “내 파트너(호셸)는 이번 주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호셸은 좋은 샷과 좋은 쇼트 게임 등을 보여줬다. 그 샷들을 내가 하지 않아도 되서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호셸과 피어시는 상금도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둘은 우승상금으로 각각 103만6800달러(약 11억2500만 원)를 챙겼다. 각자 400점의 페덱스 포인트와 우승자 혜택인 2년 투어 시드도 함께 손에 넣었다.

김민휘(26)는 재미교포 앤드루 윤(미국)과 짝을 이뤄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 공동 22위로 대회를 마쳤다. 강성훈(31)과 재미교포 존 허(31)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커트 통과를 한 조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