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에 출전한 김시우(23·사진)가 잊어버리고 있던 골프 룰을 확실하게 다시 알게 됐다. 하지만 ‘수업료’ 격으로 2벌타를 받아야 했다.

상황은 지난 14일 열린 이 대회 둘째 날 14번홀(파3)에서 벌어졌다. 이때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는 불꽃타를 휘두른 김시우는 14번홀(파3)에서도 자신있는 티샷을 했다. 그러나 약간 당겨진 공은 그린 왼쪽 뒤편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이어 벙커샷한 공이 그린 프린지에 떨어졌고, 그린과 프린지 주변에 벙커 모래가 흩뿌려졌다. 무심코 공 앞의 모래를 손으로 툭툭 치우던 김시우는 동반자인 루크 도널드(영국)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일러주고 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됐다. 퍼팅 라이 개선 금지 규칙(제13조2)을 위반한 것이다. 2퍼트에 2벌타까지 받은 김시우는 결국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며 파3 홀을 속칭 ‘양파’로 마쳤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골퍼는 그린 위의 모래를 나뭇잎이나 풀, 새똥 같은 ‘루스 임페디먼트’로 간주해 치울 수 있다(16조1a). 하지만 프린지 위의 모래는 치울 수 없다. 김용준 프로(KPGA 경기위원)는 “김시우가 그린 모래를 치우다가 무심코 프린지의 모래까지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내 공이 먼저 프린지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동반자가 친 모래가 나중에 튄 경우에는 프린지라도 예외적으로 치울 수 있다. 최진하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경기위원장은 “억울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는 형평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