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피스, 마스터스 첫날 6언더파로 선두…두 번째 '그린 재킷' 향해 순항
세계랭킹 4위 조던 스피스(25·미국)가 두 번째로 ‘그린 재킷’을 입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3년만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미국)는 무난한 출발을 했고, 재미교포 아마추어 덕 김(22·미 텍사스대4)은 하루 이글 2개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조던 스피스가 첫날 2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후 갤러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사진=마스터스 홈페이지]
조던 스피스가 첫날 2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은 후 갤러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사진=마스터스 홈페이지]
스피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길이7435야드)에서 열린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 제82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3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스피스는 토니 피나우(미국), 매트 쿠처(미국)를 2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2015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스피스는 마스터스 두 번째 우승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그가 3년전 우승할 당시엔 첫날 64타를 쳤고, 2위권과는 3타차였다.

스피스가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출중한 퍼트 덕분이다. 그는 이날 퍼트수 24개(홀당 1.33개)에서 보듯 그린에서 훨훨 날았다. 드라이버샷 거리(평균 291.1야드)와 정확도(78.57%)도 좋았다.

스피스는 8번홀(길이 570야드)에서 특유의 정확성으로 이글을 낚았다. 드라이버샷에 이어 홀까지 27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4.2m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했다.

스피스는 후반 13∼17번홀에서는 5연속 버디퍼트를 떨구고 단숨에 리더보드 맨 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18번홀(길이 465야드)에서 그린 미스끝에 보기를 한 것이 ‘옥에 티’였다.

전날 파3 컨테스트에서 홀인원 세리머니를 하다가 발을 접질렸던 피나우와 조지아테크를 나온 쿠차는 나란히 4언더파 68타로 2위에 자리잡았다.

87명 가운데 첫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20명이다. 골프 사상 여섯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9타로 중국의 리하오통 등과 함께 4위를 달렸다.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필 미켈슨(미국)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1위에 자리잡았다.

돌아온 ‘골프 황제’ 우즈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버바 왓슨(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등과 함께 29위에 올라있다. 선두 스피스와는 7타차다.

우즈는 이날 파5홀에서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그는 마스터스에 출전해 파5홀에서만 통산 150언더파를 기록했으나 이날은 1타도 줄이지 못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했다. 1997년과 2001년,2002년 우승 당시 첫날 스코어는 70타였다. 그러나 4승째를 올린 2005년에는 첫날 74타를 치고도 역전승했다. 따라서 첫날 스코어만 갖고 우승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첫날 악몽을 겪었다. 15번홀(파5·거리530야드)에서 다섯 번 연속으로 볼을 물에 빠뜨린 끝에 8오버파(퀸튜플 보기) 13타를 치고 말았다. 이날 스코어는 9오버파 81타로 끝에서 둘째다. 대회 2년연속 우승은 차치하고, 커트 통과를 걱정하게 됐다.

13타는 마스터스 역대 한 홀 최다타수 타이다. 15번홀 스코어로는 종전 기록(11타)을 2타나 경신한, 역대 최악의 스코어다.

현직 소방관으로 관심을 모은 아마추어 매트 파지알리(미국)도 가르시아와 같은 85위다. 파지알리는 US미드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했다.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쳤다. 선두와 9타차다. 그와 같은 순위에는 세계랭킹 11위 제이슨 데이(호주), 3위 욘 람(스페인) 등이 있다.

아마추어(6명)와 프로를 통틀어 이날 인상적인 플레이를 한 선수는 덕 김이다. 덕 김은 13번홀(길이 510야드)에서는 2온1퍼트로 이글을 잡은데 이어 18번홀(길이 465야드)에서는 페어웨이에서 친 볼을 곧바로 홀에 넣어 이글을 추가했다. 이날 하루 이글 2개를 잡은 선수는 덕 김이 유일하다.

덕 김은 이븐파(이글 2, 버디 1, 보기 3, 더블보기 1) 72타를 쳐 공동 21위에 자리잡았다. 선두와 6타차이고, 아마추어 중 최고순위다. 덕 김은 “텍사스대 선배들이 ‘긴장하지 말라’고 말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美 스피스, 마스터스 첫날 6언더파로 선두…두 번째 '그린 재킷' 향해 순항
오거스타(美 조지아주)=김경수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