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덕 김, 첫 출전해 하루 이글 2개 잡고 아마추어 중 선두 나서
시작은 비슷했으나 끝은 달랐다. 제82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 출전한 한국(계) 선수 두 명 얘기다.

올해 마스터스에 한국선수로는 김시우(23·CJ대한통운)가 유일하게 출전했다. 그나마 재미교포 아마추어 덕 김(22·미 텍사스대4)이 출전하게 돼 위안을 줬다.

김시우와 덕 김은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샌디 라일(60·영국)과 함께 플레이했다. 김시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고, 덕 김은 올해 첫 출전이다. 라일은 1988년 이 대회 챔피언이다.

김시우와 덕 김은 첫 세 홀까지는 나란히 나갔다. 첫 홀을 파로 마무리한 것도, 2번홀(길이 575야드)에서 첫 보기를 기록한 것도 똑같았다. 두 선수는 2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당겨 볼을 숲속 개울(래터럴 워터해저드) 쪽으로 보냈다. 벌타 받고 드롭하고 친 끝에 4온2퍼트로 보기를 기록했다.

전반을 각 2오버파(김시우), 3오버파(덕 김)로 마친 두 선수의 명암은 후반에 갈렸다. 특히 지난해 US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서 2위를 한 덕 김의 뒷심이 돋보였다.
덕 김 [사진=골프위크 홈페이지]
덕 김 [사진=골프위크 홈페이지]
덕 김은 ‘아멘 코너’의 마지막인 13번홀(파5·길이510야드)에서 드라이버-하이브리드로 2온을 한 후 2.4m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했다. 마스터스 데뷔 무대에서 기록한 첫 이글이었다. 15번홀(파5·길이 530야드)에서 유일한 버디를 잡은 덕 김은 18번홀(길이 465야드)에서 ‘페어웨이 이글’을 추가했다. 드라이버샷에 이어 홀까지 179야드를 보고 6번아이언으로 친 볼이 홀로 들어갔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아마추어가 첫 날 이글 2개를 덥석 기록한 것이다. 이날 한 선수가 이글 2개를 잡은 것도 덕 김이 유일하다.

덕 김은 이븐파(이글 2, 버디 1, 보기 3, 더블보기 1) 72타로 87명 중 공동 21위에 자리잡았다. 아마추어 6명 가운데 최고성적이다.

덕 김은 “텍사스대 출신 선배들이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얘기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며 “처음 출전해 이런 성적을 낼 줄은 몰랐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시우 [사진=KPGA 제공]
김시우 [사진=KPGA 제공]
그 반면 김시우는 17번홀(길이 440야드)과 18번홀(길이 465야드)에서 잇따라 보기를 해 스코어를 까먹었다. 그는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오버파 75타를 쳤다. 선두와 9타차의 공동 55위로 커트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라일은 2오버파 74타를 쳤다.
재미교포 덕 김, 첫 출전해 하루 이글 2개 잡고 아마추어 중 선두 나서
오거스타(美 조지아주)=김경수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