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명인열전’ 마스터스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82회째인 올해 대회가 그 어느 해보다 특별한 의미로 가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부활한 황제’ 타이거 우즈(43·사진)가 그 열기의 진원지다. 우즈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터스의 상징 이벤트에 참여할 것을 밝힘으로써 마스터스 출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우즈가 마스터스에 출전하기는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우즈는 1995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처음 마스터스에 나와 공동 41위를 한 뒤 2015년까지 우승 4회, 준우승 1회 등 ‘톱10’에만 13회 진입해 마스터스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까지 6회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에 이은 승수 순위 공동 2위다. 2016년 작고한 아널드 파머만이 우즈와 같은 4회 우승을 했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통산 79승(메이저 14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니클라우스가 보유한 메이저 최다승(18승) 기록은 물론 마스터스 최다승(6승) 기록을 도전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수집하면 승수 순위 단독 2위로 올라서는 동시에 기록 경신에 2회를 남겨두게 된다.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네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에 몰두한 우즈는 그해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 대회에서 공동 9위로 몸을 푼 뒤 올해 1월 PGA투어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공동 23위)을 통해 정규 투어에 복귀했다. 이후 제네시스오픈(커트 탈락)을 제외하고 혼다클래식(12위)과 발스파챔피언십(준우승),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공동 5위) 등에서 모두 호성적을 거두며 ‘황제의 부활’을 예고했다. 우즈는 자신의 집 뒤뜰에 오거스타 그린을 닮은 연습그린을 마련해놓고 비밀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성적이 좋은 것도 이 비밀훈련의 효과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즈의 컴백’은 관련 시장마저 흔들고 있다. 스카이벳 등 주요 도박 사이트에선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 확률을 10~12 대 1로 내다봤다. 더스틴 존슨, 로리 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티켓 사이트인 틱픽닷컴에 따르면 제82회 마스터스 1라운드 관람권은 평균 3653달러(약 388만원)에 나와 있다. 우즈가 출전하지 않았던 지난해 2060달러(약 218만원)보다 80%가량 오른 가격이다.

티켓 구하기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오거스타내셔널GC가 단속에 나섰다. 오거스타 측은 ‘패트론’으로 불리는 갤러리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티켓을 재판매하면 회원에서 영구제명할 것이며, 티켓을 산 사람도 입장을 금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스터스는 4만 명의 고정 갤러리에게 티켓을 우선 배당하고 나머지 비회원용 티켓은 사전 판매한다. 패트론에게 적용하는 공식 티켓 가격은 연습라운드가 하루 75달러, 대회 1일권은 115달러다. 4라운드 전일 관람 가격은 375달러다. 하지만 우즈가 출전하면 위클리 전일권은 최소 1만달러를 넘길 것으로 골프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