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영상] 진심 담긴 차범근의 눈물..."꿈과 희망 잃지 말길"


"어떤 환경에서도 손흥민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26일 오후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이 열렸다. '차범근 축구상'은 차범근 전 감독이 한국 유소년 축구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그동안 이동국, 황희찬, 박지성, 기성용 등 한국 축구계를 상징하는 선수들 역시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최고의 선수들에게 주어졌던 대상이 처음으로 폐지됐다. 특정 선수가 주목을 받게 되면 팀 정신을 배워야하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차범근 전 감독이 축하인사를 하기 위해 단상위에 섰다. 차 전 감독은 "축구를 좋아하고 훌륭한 축구선수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상을 줘 미래를 격려하며 지지하고 싶은 마음에 이 상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 전 감독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당시 김수란 소년한국일보 사장님이 적극적으로 제 마음을 움직이셨다. 당시 분데스리가 선수였던 내가 시간이 많이 흘러 어느 덧 네 손주의 할아버지가 되고 보니 왜 이 상을 만들어 아이들을 격려하자고 하셨는지 이해가 된다“고 전했다.

또 “마음 같아서는 운동장에서 뛰는 모든 어린 선수들에게 이 상을 주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어 참 아쉽고 미안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수상자들은 더 겸손한 마음가짐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당부했다.

이어 “또 이런 훌륭한 선수들을 키우기 위해 지도자 분들께서도 많은 수고를 했을 것이다. 감독, 코치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하고 싶어 올해부터는 선수들을 배출한 학교에 꼭 방문할 것이다. 그때 또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마지막으로 유소년 선수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차 전 감독은 “어떤 편견이 있더라도 나도 손흥민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말고 열심히 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하인사가 끝나자 축구계 원로인사를 비롯한 행사 참석자 전원이 차범근 전 감독에게 기립박수를 전했다.
[HK영상] 진심 담긴 차범근의 눈물..."꿈과 희망 잃지 말길"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