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C 델 매치플레이

4강서 토머스 꺾은 여세 몰아
7홀 차로 키스너 제치고 정상

한때 은퇴 고려한 '40세 노장'
한 달 만에 우승 '핑크빛 부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왼손 괴짜 골퍼’ 버바 왓슨(미국)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 정상에 올랐다. 왓슨은 지난 2년간 극심한 부진으로 은퇴까지 고려했다. 지난달 제네시스오픈 우승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왓슨은 한 달 만에 ‘매치킹’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핑크빛 부활’에 성공했다.

왓슨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케빈 키스너(미국)를 7홀 차로 크게 이겼다. 결승에서 7홀 차 승리는 이 대회 결승이 36홀에서 18홀로 줄어든 2011년 이후 최다 홀차 승부다.

지난 2월 제네시스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던 왓슨은 한 달 만에 또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보태 이번 시즌 1인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계랭킹도 21위로 상승한 왓슨은 2016년부터 작년까지 이어진 슬럼프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

왓슨은 이날 준결승과 결승을 불과 28홀 만에 끝냈다. 세계랭킹 2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맞붙은 준결승은 16번홀에서 마무리했다.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이긴 그는 결승에서는 12개 홀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1번홀 버디로 기선을 제압한 왓슨은 5번홀까지 5홀 연속 이겼다. 키스너가 2∼5번홀까지 4개 홀 연속 파세이브에 실패하며 자멸한 덕을 봤다. 7번홀에서 키스너의 보기로 6홀 차로 앞선 왓슨은 12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집어넣어 승부를 마감했다.

2014년 HSBC챔피언스에 이어 WGC 대회 2승째를 거둔 왓슨은 델 매치 플레이에서는 처음 우승했다. 왓슨은 “메이저대회 2승에 WGC에서도 2승을 해냈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왓슨은 지난 2년간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샷은 페어웨이를 외면했고 퍼팅은 들쭉날쭉했다.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쓰던 왓슨이 장타 대회 스폰서를 맡았던 국산 볼빅 골프공을 사용했다가 성적이 나아지지 않자 10개월 만에 예전 골프공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2016년 말 그의 세계랭킹은 7위였다. 비거리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왓슨은 지난해 드라이브샷 거리가 20위로 밀렸고 그린 적중률은 161위까지 떨어졌다. 상금 랭킹은 91위, 세계랭킹은 57위가 됐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제네시스 오픈 직전 페덱스컵 랭킹이 117위로 밀리자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했다. 전환점은 지난달 제네시스오픈이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예전 기량을 되찾았다. 올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316야드로 4위에 올랐고 그린 적중률은 18위가 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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