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통해 한반도에 기회의 창 열겠다던 IOC 임무 완수
바흐 IOC 위원장, 남북·북미정상회담에 "매우 기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해빙 무드가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잇달아 이어진 것에 크게 만족감을 나타냈다.

21일(한국시간) 올림픽 관련 뉴스를 다루는 인사이드더게임즈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이틀전 일본 일간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전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바흐 위원장은 "(대화의) 깊이와 속도도 그렇고 남북한이 올림픽 모멘텀을 활용해 대화를 추진하게 된 방식 등이 무척 놀랍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함께 마주 앉았을 때만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에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흐 위원장은 "IOC가 주도해 이런 대화의 문을 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의미를 뒀다.

지난해 9월 이후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미 갈등과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지만, 평창올림픽을 거치면서 남북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고위급 대표단을 필두로 응원단·예술단·태권도 시범단이 방남했고, 평창올림픽 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대표로 한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 결과 역대 세 번째로 남북 정상이 회담을 열고,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하는 상황으로 정세가 급변했다.

이런 평화 분위기가 조성된 데 IOC와 올림픽의 역할이 컸다는 게 바흐 위원장의 판단이다.

바흐 위원장은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정치와 스포츠의 상호 존중과 스포츠의 자주성을 역설했다.

바흐 위원장은 "세계를 운영하는 것은 정치이지 스포츠 단체가 아니다"라면서 "스포츠가 자율성을 수호하려면 정치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와 IOC가 상호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IOC가 엄정하게 정치 중립을 지키고 자주성을 확보해야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사례로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국제대회 11년 만에 재개된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과 올림픽에서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들었다.

바흐 위원장은 "IOC가 엄격하게 정치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면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IOC가 남북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재자로서 양측을 잘 조율했기에 역사적인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이 가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평창올림픽을 전후로 남북 대화가 급물살을 타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된 것을 두고 바흐 위원장은 스포츠를 통해 한반도에 기회의 창을 열겠다던 임무도 완수했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