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신의현, 애국가 들으며 '글썽'… "약속 지킨 남자 됐다"
"여러분, 메달리스트를 환영해주십시오!"
17일 저녁 강원도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메달 시상식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우렁찬 소개가 있자 광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일제히 떠나갈 것 같은 함성을 질렀다.

이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한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신의현(38·창성건설)이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성은 더 커졌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걸어준 금메달을 목에 두른 신의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여 관중에게 인사했다.

곧이어 장내에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신의현은 가슴에 손을 얹고 눈물이 맺힌 채 조용히 애국가 가사를 읊조렸다.

시상식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나온 신의현은 "애국가를 들으며 울컥했다"면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약속을 지킨 남자가 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공식 메달 세리머니를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이렇게 넓은 광장에서 많은 분이 환영하고 축하해주시니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패럴림픽] 신의현, 애국가 들으며 '글썽'… "약속 지킨 남자 됐다"
신의현은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강국인 우크라이나 국가를 수없이 들어야 했다고 한다.

그는 "어느덧 우크라이나 국가 음을 외워버렸는데, 오늘은 안 듣게 돼서 좋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신의현이 한국 동계패럴림픽의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

그는 베트남 출신의 아내 김희선(31) 씨를 떠올리며 "집에서 아기 엄마가 해주는 김치찌개에 밥을 먹고 싶다"며 "외국 생활을 오래 해서 늘 빵과 파스타만 먹으니 온 가족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장소를 옮겨가며 축하받느라 아직 아내를 만나지 못했다는 신의현은 언론을 통해 아내에게 "내일이면 올림픽이 끝나는데,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까지는 꼭 가정에 충실할게"라고 약속했다.
[패럴림픽] 신의현, 애국가 들으며 '글썽'… "약속 지킨 남자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