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퍼트 성공할 때만큼 좋은 느낌은 없다" 3년 8개월만에 우승
그린 밖 11m 버디 퍼트로 우승 미셸 위 "내 생애 최고의 퍼트"
3년 8개월 만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재미교포 미셸 위(29)가 이날 자신의 18번 홀 버디 퍼트를 생애 최고의 퍼트로 꼽았다.

미셸 위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2014년 6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투어 통산 4승째를 일궈낸 이후 우승이 없던 미셸 위는 3라운드까지 선두에 5타나 뒤처져 있다가 이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18번 홀(파4)에서는 그린 밖 약 11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가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우승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쳤다.

미셸 위는 경기를 마친 뒤 "내 생애 최고의 퍼트였다"며 "2014년 US오픈 우승 이후 힘겨운 여정이었지만 오늘 그것을 이겨낸 나 자신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고로 그는 2014년 6월 US오픈을 우승하고 나서도 "17번 홀 퍼트가 인생 최고의 퍼트"라고 기뻐한 바 있다.

10대 초반부터 '여자 타이거 우즈' 또는 '천재 소녀'라는 별칭과 함께 전 세계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미셸 위였지만 성적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20살이던 2009년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으나 2010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2승을 거둔 이후 3년 8개월 가까이 우승이 없었다.

그 사이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2014년 4월 롯데 챔피언십과 같은 해 6월 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20대 중반에 드디어 전성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또 그로부터 3년 8개월간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고 20대 후반이 된 이날 드디어 5승째를 수확했다.
그린 밖 11m 버디 퍼트로 우승 미셸 위 "내 생애 최고의 퍼트"
10대 시절만 하더라도 남자 대회에 출전하며 '성 대결'도 서슴지 않았던 미셸 위가 좀처럼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주위 시선도 차가워졌다.

2013년에는 허리를 거의 '기역(ㄱ)'자 모양으로 굽히는 퍼트 자세를 선보였지만 골프 전문가들은 '생전 처음 보는 자세'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2016년에는 여자 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모두 컷 탈락했고, 지난 시즌에는 ANA 인스퍼레이션 6위, 브리티시 여자오픈 공동 3위 등의 성적을 냈지만 8월 맹장 수술을 받는 등 몸 상태도 따라주지 않았다.

미셸 위는 "2014년 US오픈 이후는 마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와 같았다"며 "부상, 불운 등이 겹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이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그는 "지난 시즌부터 조금씩 감각이 돌아왔다"며 "오늘 다시 우승을 해보니 역시 우승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기뻐했다.

미셸 위는 "우승 퍼트를 떨어트릴 때만큼 좋은 느낌은 없다"며 "그 느낌을 얻기 위해 계속 끊임없이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며 3년 8개월 만에 다시 찾은 우승의 기분을 만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