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할까 의구심에… 사직서 품고 KTX처럼 달렸다"
“오늘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지막 총회에서 ‘퍼펙트(완벽)’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은 국민 모두가 이뤄낸 승리입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장(사진)은 26일 강원 평창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2016년 5월 부임한 뒤 KTX처럼 시속 250㎞로 쉴 새 없이 달렸다”며 “폐회식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늘 아침 일어나니 시원섭섭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지난 9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25일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역대 가장 성공한 올림픽’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을 구현했다”며 “한국인은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렀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위원장은 조양호 전 위원장(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흔들리던 조직위의 조종석에 앉았다. 스포츠 비(非)전문가인 그가 지구촌 최대 동계스포츠 축제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적자 올림픽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2016년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평창올림픽에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모든 난관에도 묵묵하게 조직위를 이끈 이 위원장은 “여론의 의구심에 어떤 해명을 내놓아도 국민이 납득하지 않았다”며 “당시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다니면서 ‘오늘 그만둘까, 내일 그만둘까’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3000억원 적자를 예상했던 조직위는 이제 수백억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가 확인했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호응, 선수들의 투혼이 성공 올림픽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올림픽의 열기를 패럴림픽으로 이어가겠다”며 국민의 응원을 당부했다.

평창=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