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국가대표' 될까… '강원 애물단지' 될까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며 향후 각종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시설은 경우에 따라 강원도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관리비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짓거나 보완공사를 한 경기장은 13곳이다. 이 가운데 보광휘닉스스노경기장과 용평알파인경기장은 민간업체가 스노보드장과 스키장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관동하키센터는 카톨릭관동대가, 영동쇼트트랙연습경기장은 강릉영동대가 실내체육관으로 운영한다.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와 크로스컨트리센터는 올림픽 전처럼 강원도개발공사가 맡아 하절기에는 골프장으로, 동절기에는 동계스포츠 시설로 활용한다. 알펜시아스키점프센터도 강원도개발공사가 관리를 맡을 예정인데 사용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체부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하키센터(사진),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를 한국체육대 등이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활용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관리·운영에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산을 깎아 만든 슬로프를 다시 산으로 돌리는 복원작업을 할 예정이다. 강릉아이스아레나와 강릉컬링센터는 생활체육시설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 훈련시설 활용 후보지 3곳과 알펜시아스키점프센터는 용처를 확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강릉아이스아레나와 강릉컬링센터는 이용객이 충분히 많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1998년 일본 나가노동계올림픽 후 시정부는 올림픽경기장을 야구장, 수영장 등 생활체육시설로 전환했으나 나가노시 인구가 적어 활용도가 낮았다. 이런 상황은 나가노시에 재정 압박으로 돌아왔다.

강릉과 평창을 동계스포츠 중심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이런 방식으로 향후 시설 활용을 잘한 사례다. 밴쿠버시는 경기장을 활용해 동계스포츠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경기를 꾸준히 열었다. 동계스포츠 선수와 팬들의 발길도 크게 늘었다. 관광객 수 역시 매년 늘어 2016년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