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설'과 아름다운 이별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끝으로 국내외 전설들이 자신의 선수 커리어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에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의 박승희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 그는 지난 14일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던 1000m 경기를 마쳤다. 박승희는 “(전향을 위해) 은퇴를 4년 미뤘다”며 “자부심을 품고 하고 싶은 걸 다 했다”고 밝혔다. 2014년 돌연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전향하면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던 각오를 지킨 셈이다. 그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 잇달아 쇼트트랙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한때 ‘피겨 킹’으로 군림하던 패트릭 챈(27·캐나다·사진)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챈은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전체 3위, 프리에서 1위를 거두며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 미국을 제치고 캐나다가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2011~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을 3년 연속 제패하고,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세 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두 번 우승한 ‘전설’이다. 챈과 함께 캐나다에 금메달을 안겨준 피겨 아이스댄스의 테사 버츄(29)-스콧 모이어(31) 조도 이번 올림픽 후 은퇴할 예정이다. 김연아가 출연하는 아이스쇼에 여러 차례 함께했던 이들은 2010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 2014 소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번 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은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흑인 첫 동계올림픽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샤니 데이비스(35·미국)도 여섯 번째 올림픽인 평창올림픽이 마지막 대회다. 데이비스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쇼트트랙 종목 선수로 출전한 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했다. 그는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대회 남자 1000m 종목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그가 2009년 세운 1000m 세계신기록 1분6초42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쇼트트랙에선 한국 남자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좌절을 안겨준 샤를 아믈랭(34·캐나다)이 평창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