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동메달 김태윤 "제 별명은 호빵맨…메달 자신은 없었죠"

'배추보이' 이상호, '갈릭 걸스' 컬링 대표팀에 이어 또 하나의 '음식 별명'

"제 별명은 호빵맨이라고 있기 때문에 다른 닉네임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23일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ｍ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태윤(24)이 웃으며 말했다.

김태윤은 25일 강원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해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건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스노보드에서 은메달을 따낸 '배추보이' 이상호(23)와 함께 진행됐다.

이상호는 강원도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탄 인연으로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있는 선수다.

김태윤에게 '배추보이와 같은 별명을 갖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김태윤은 자기 별명이 '호빵맨'이라고 소개했다.

외모에서 비롯한 '호빵맨' 별명은 이번 대회 이상호와 '갈릭 걸스'라는 별명이 붙은 여자 컬링 대표팀에 이어 또 하나의 '음식 별명'이 된 셈이다.

김태윤은 "사실 동메달을 딴 기분은 경기장에서 충분히 표현했다"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뻤고 실감도 나지 않았는데 (이틀이 지난) 지금은 흥분도 가라앉고 마음이 편한 상태"라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깜짝 동메달'이라는 평을 들은 그는 "사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메달을 자신 있게 얘기했지만, 전혀 자신은 없었다"고 털어놔 기자회견장에 폭소를 터지게 했다.

그는 또 앞으로 목표와 계획을 묻는 말에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더니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고 일단 우선 놀 계획만 있다"며 만만치 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이어서도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컵에서 부진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실 성적이 좋았던 적도 없었다"고 받아치며 또 한 번 기자들을 웃겼다.

하지만 그는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와 "아직 국내 대회가 하나 남았기 때문에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사실 10위 내에 들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긴장을 많이 안 했고 팬 여러분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모든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겸손해했다.

김태윤은 "이번 올림픽 동메달은 정말 저에게 값진 동메달이고, 금메달이나 은메달 선수보다 더 기뻤다"며 "다음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은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이번 대회처럼 욕심보다 즐기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