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미국 대표팀이 22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캐나다를 3-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미국이 이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건 1998년 일본 나가노동계올림픽 이후 20년 만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날 승부치기(슛아웃)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선제골은 미국이 뽑았다. 미국은 1피리어드에서 세 차례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기회를 잡았고 결국 마지막 파워 플레이에서 힐러리 나이트가 골망을 흔들었다.

캐나다가 2피리어드에서 반격에 나서며 전세가 뒤집혔다. 2피리어드 2분에 헤일리 어윈의 골로 동점을 만든 캐나다는 6분55초에 마리필립 풀린이 또 한 번 슛을 성공시키며 2-1로 역전했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메간 아고스타가 골문 뒤에서 앞으로 던져준 패스를 주장 풀린이 물흐르듯 골로 연결한 명품 슛이었다.

미국은 3피리어드에 다시 동점을 이루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13분39초에 모니크 라모르모란도가 역습 기회를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3피리어드가 동점으로 끝나 두 팀은 20분 연장전을 했으나 여기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승부치기를 했다. 다섯 번째 슈터가 나올 때까지 양 팀은 모두 2골씩을 기록해 동점을 깨지 못했다. 여섯 번째 슈터에게서 승부가 갈렸다. 미국은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인 라모르모란도가 현란한 퍽 드리블로 골리를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으나 캐나다는 득점에 실패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미국 선수들은 모두 빙판으로 뛰쳐나와 부둥켜 안았다.

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지난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까지 4연패를 한 강팀이다. 이번에 5연패를 노렸으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대회 여덟 차례 가운데 모두 일곱 차례 우승을 했으나 유독 올림픽에서는 캐나다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은 올림픽 징크스를 깼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