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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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컬링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 후반부 갑작스러운 응원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제까지 박수로만 차분히 격려하던 한국 관중은 '대∼한민국'을 여러 차례 연호하며 큰 함성과 응원의 박수를 끊임없이 보냈다.

성원에 힘을 받은 듯 7-7 동점, 후공으로 들어선 10엔드에서 한국은 마지막 드로우샷을 멋지게 성공하며 8-7로 스위스를 제압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한국 대표팀의 얼굴에는 승리의 기쁨보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보였다.

같은 시간 옆 레인에서 경기하던 캐나다가 일본을 누르면서 한국 대표팀의 4강행은 완전히 무산됐다.

이를 선수도, 관중도 모두 알고 있었다.

이와 관계 없이 뜨거운 격려 응원을 퍼부은 관중에게 선수들은 승리로 화답했다.

김창민은 "코치님들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들어가 경기하라는 말이 도움됐다"며 "그 말대로 하다 보니 우리가 원래 보여드릴 수 있던 모습들을 되찾을 수 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대회 내내 어려운 모습을 보였던 김창민은 이날 마지막 드로우샷을 성공해 한국에 승리를 안긴 주인공이 됐다.

그는 "마지막 샷을 관중 앞에서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올림픽 첫 게임을 할 때는 관중의 함성이 부담됐는데 이제 와보니 정말 큰 힘이 됐다는 걸 알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한게임이 더 남았고, 그 한게임이 한일전이니 의미가 크다"며 "그 게임까지 잘 준비해서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임명섭 감독도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늘 같은 경기력이 우리 남자팀의 원래 스타일이고, 지난 8∼9개월간 이런 모습으로 좋은 성적을 많이 냈기에 아쉽다"며 "계속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이런 모습들을 올림픽뿐만 아니라 다음 대회, 다음 올림픽에서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