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500m 2위…1,500m 銅 김민석 이어 '깜짝 메달'
"나도 일내고 싶다"던 차민규…'빙속 깜짝스타' 대열 합류
차민규(동두천시청)가 '빙속 깜짝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500m 경기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에 0.01초 차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25살에 뒤늦게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선 차민규의 첫 올림픽 메달이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차민규는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단거리 에이스 모태범(대한항공)이 슬럼프를 겪는 사이 차세대 단거리 주자로 떠오른 선수다.

지난 2016-2017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500m 동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도 한 차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와는 불과 0.001초 차이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은메달 당시엔 앞 조에서 차민규가 뛴 후에 예기치 않은 정빙으로 흐름이 깨진 선수들이 줄줄이 나쁜 기록을 내는 행운이 어느 정도 작용한 메달이었다.

이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나온 월드컵 은메달에도 불구하고, 차민규는 평창올림픽의 메달 후보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차민규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빙상계 안팎에서 나왔다.

주목받지 못해도 묵묵히 올림픽에 몸을 맞춰간 차민규는 결국 평창올림픽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재연했다.
"나도 일내고 싶다"던 차민규…'빙속 깜짝스타' 대열 합류
차민규 말고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유난히 '깜짝 스타'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인 김윤만도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자신도 예상치 못한 메달을 땄다.

당시 선수단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 예상되던 쇼트트랙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출전한 김윤만은 덜컥 은메달을 땄다.

1위와 불과 0.01초 차이였다.

밴쿠버올림픽에선 모태범과 이승훈이 잇따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남자 500m에서 토리노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이강석의 메달 가능성에 기대가 쏠리고 있을 때 21살의 어린 모태범이 갑자기 튀어나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우리나라의 첫 동계올림픽 빙속 금메달이었다.

이승훈이 남자 5,000m에서 스벤 크라머르에 이어 은메달을 따며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장거리 빙속 메달리스트가 됐을 때도 이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승훈은 며칠 후엔 10,000m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김민석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1,500m 동메달을 거머쥐며 그 계보를 이었고, 며칠 만에 차민규도 합류했다.

차민규는 앞서 김민석의 경기를 지켜보며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며 "나도 일 한번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린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차민규는 본인의 바람대로 기분 좋게 일을 한 번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