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동생 잃고 에어리얼 출전한 릴리스 "스키로 어두운 순간 벗어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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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대를 도약해 공중 동작을 펼치는 에어리얼 종목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조너선 릴리스(24·미국)의 3형제는 모두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였다.

둘째 크리스도 월드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곤 했고, 막내 마이키도 유망주로 두각을 나타내 언젠가 세 형제가 동시에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가족의 목표였다.

이들의 꿈은 지난해 10월 마이키가 세상을 떠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17세였던 마이키는 잠을 자는 사이 갑자기 숨을 거뒀다.

유독 사이가 좋았던 형제의 빈자리는 조너선에게 충격과 큰 슬픔을 안겼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까지 차지한 그가 스키를 그만둘 생각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너선은 다시 일어섰다.

마이키를 위해 올림픽 무대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18일 평창의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에어리얼 결선에서 어머니가 보내준 마이키의 스키복을 입고 뛰었다.

2차 결선에서 8위에 자리해 6명이 메달을 놓고 겨루는 최종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그는 이 경기를 통해 넉 달 정도 이어진 어둠의 터널을 탈출했다.
'막내야 보고 있니' 세상 떠난 동생 스키복 입고 뛴 미국 선수
조너선은 생애 첫 올림픽인 평창 대회 개막식에 마이키의 유골 재가 든 펜던트를 갖고 갔고, 마이키의 신발을 신는 등 동생과 함께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그는 "지난 몇 달간 인생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배웠고, 매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때로는 삶은 정말 엉망이지만, 그 아래엔 항상 어두운 순간을 벗어날 수 있도록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이 자리 잡고 있다. 나에겐 에어리얼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부상으로 잠시 운동을 쉬는 크리스와 함께 2022년 베이징에서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것이다.

그는 "크리스도 올림픽에 나온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팀 릴리스'는 계속될 것이며, 4년 뒤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그때를 기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