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자로서 자랑스러워…먹는 것 힘들었고 스쿼트는 많이 못 해요, 100㎏밖에"
한국 1호 여자스켈레톤 정소피아 "4년 뒤 탑3"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온 한국 여자스켈레톤의 선구자 정소피아(25·강원BS경기연맹)가 첫 올림픽 질주를 마쳤다.

정소피아는 16∼17일 강원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1∼4차 시기 합계 3분 29초 89를 기록, 최종 1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국제적으로는 순위가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다.

정소피아는 한국 최초의 올림픽 여자스켈레톤 선수이기 때문이다.

정소피아는 경기 후 "무사히 마쳐서 좋고, 연습 때보다는 잘 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올림픽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의 1호 여자스켈레톤 올림픽 선수인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에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시합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떠올렸다.

대부분 운동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음식 섭취를 줄이는 쪽으로 식이조절에 들어간다.

대회가 끝나면 "그간 먹지 못한 음식들을 먹고 싶다"는 소감을 내놓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소피아는 반대였다.

그는 "원래 체중이 50㎏ 초반대였는데 지금 62㎏이다.

체중 불리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제가 먹을 수 있는 한 가장 많이 먹고 소화가 된다 싶으면 먹고, 자기 전에 또 먹었다"고 체중과의 싸움을 떠올렸다.

스켈레톤은 가속도를 붙여야 하는 종목 특성상 무거운 몸이 선호된다.

정소피아는 "당분간 먹는 스트레스 없이 먹고 싶은 만큼 먹고 걱정 없이 푹 쉬고 싶다.

잠도 좀 자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말했다.
한국 1호 여자스켈레톤 정소피아 "4년 뒤 탑3"
앞으로 보강해야 할 부분으로는 하체를 꼽았다.

정소피아는 "제가 팀에서 엄청나게 마른 편이라 허벅지가 두껍지 않다"면서 "스쿼트도 많이는 못 하고 100㎏ 정도만 든다"는 답을 내놨다.

성별은 다르지만, 남자 금메달리스트 허벅지 둘레 63㎝를 자랑하는 윤성빈(24·강원도청)은 정소피아가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

정소피아는 "연습 때 잘 안 되는 부분을 성빈이한테 물어보면 많이 알려주곤 했다"며 "어제 남자 경기 끝나고 금메달 들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고 웃었다.

올림픽 여자스켈레톤에 한국인의 첫발을 내디딘 정소피아는 이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정조준한다.

정소피아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좀 더 성장할 것"이라며 "4년 뒤에는 그래도 '탑 5' 안에는 들어야 할 테고, '탑 3'를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