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출전권 놓쳤던 이준형, 해설자로 평창올림픽 참가
"(차)준환이, 정말 잘한 것…내가 출전했다면 20위 밖이었을 듯"
[올림픽] 해설위원으로 꿈의 무대 밟은 이준형 "차준환, 기특해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아깝게 놓친 이준형(단국대)이 해설위원으로 '꿈의 무대'를 밟았다.

이준형은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SBS 해설위원 자격으로 차준환(휘문고)을 응원했다.

비록 은반이 아닌 중계석에서 바라본 올림픽 무대였지만, 이준형의 얼굴은 비교적 상기돼 있었다.

경기 후 만난 이준형은 "선수 대기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약간 어색하다"라며 웃은 뒤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이날 차준환의 연기에 관해 "매우 떨리고 힘든 무대였을 텐데 잘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몸살과 부상 여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국내 최고점을 경신했다는 것만으로도 차준환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이준형은 간발의 차이로 차준환에게 밀려 평창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는 총 3차례 열린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 2차 대회 쇼트프로그램까지 차준환을 20.29점이나 앞섰다.

그러나 부담과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지막 프리스케이팅 무대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평창행 티켓을 놓쳤다.

이준형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차준환은 올림픽 큰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즐기더라.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선 쇼트프로그램 때보다 더욱 차분하게 연기한 것 같아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내가 참가했다면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을 것"이라며 "(차)준환이는 정말 좋은 연기를 펼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형은 갈라쇼 해설까지 맡은 뒤 서울로 올라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이번 올림픽 무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미국 네이선 첸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6개나 뛰더라"라면서 "최소한 한 두 개의 쿼드러플 점프(4회전)는 무조건 넣어야 국제 경쟁력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승은 총점 317.85점을 받은 일본의 하뉴 유즈루가 차지했다.

차준환은 자신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최고점인 248.59점으로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최고 순위인 15위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