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 단일팀 첫 골 주인공은? 어머니 나라로 온 랜디 희수 그리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B조 조별리그 3차전 남북 단일팀과 일본전이 열린 14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 2피어리어드 중반 단일팀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랜트)의 패스를 받은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상대 수비수 1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 재빠르게 샷을 했다. 퍽은 낮게 날아가 일본 골리 다리 사이를 통과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관동하키센터를 가득 메운 6000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 단일팀이 그토록 기다려온 첫 골이었다. 1피리어드에서 일본에 2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가던 단일팀은 이번 만회골로 1-2를 기록,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골을 넣은 랜디 희수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지난해 3월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의 이름 중간에 있는 ‘희수’는 어머니 이름이다. 등번호 ‘37’은 외할머니가 태어난 해(1937년)이다. 그리핀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듀크대에서 생물학 석박사 통합 과정을 이수하던 2015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제안을 받았다. 대표팀 합류 의사를 물었다. 랜디 희수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 길로 한국에 왔다.

미국 엘리트 생활을 뒤로하고 가슴에 한반도기를 단 랜디 희수 그리핀. 그는 역사적인 남북 단일팀의 첫 골을, 숙적 일본전에서 기록했다.

강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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