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 호흡 자랑하는 대표팀 부동의 1라인 공격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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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적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서는 '용감한 형제'가 선봉이다.

대표팀의 1라인 공격을 책임지는 김기성(33)-김상욱(30·이상 안양 한라) 형제다.

안방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에서 역사적인 데뷔전을 앞둔 형제의 소감은 남달랐다.

지난 12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김기성은 "동생과 올림픽에서 같이 뛰는 사람이 몇 되겠느냐"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동생인 김상욱 역시 형과 함께하는 올림픽이라서 더욱 특별하다고 했다.

김상욱은 "올림픽은 아무나 갈 수 있는 무대가 아닌데, 자국에서 하는 올림픽에서 형과 같이 출전하게 돼 기쁘다"며 "하지만 책임감도 크다. 형제가 같이 뛰기에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성-상욱 형제는 홍익초-경성중-경성고-연세대-안양 한라-국군체육부대-안양 한라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코스를 밟아왔다.

무려 23년 동안 함께 스틱을 잡은 형제는 함께 태극마크를 단지도 벌써 9년째다.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인 형과 골을 돕는 능력이 탁월한 동생은 함께 뛸 때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백지선 감독이 형제를 키 196㎝, 체중 95㎏의 탁월한 하드웨어를 자랑하는 귀화 선수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과 함께 1라인 공격수로 배치한 이유다.
'빙판 형제' 김기성-김상욱, 평창 합작골 꿈꾼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그 이유를 증명해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세계 최강 캐나다에 2-4패, 3위 스웨덴에 1-5패, 4위 핀란드에 1-4패 했다.

한국이 기록한 4골 모두가 세 선수의 손에서 나왔다.

골과 어시스트를 합친 포인트도 모두 이 3명의 몫이었다.

김상욱이 2골·1어시스트를 올렸고, 김기성이 1골·3어시스트, 테스트위드가 1골·1어시스트를 책임졌다.

테스트위드는 "김기성-김상욱 형제는 우리 팀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다. 아주 환상적인 라인 메이트"라며 "그들의 재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내가 그들과 함께 뛰어서 득을 크게 본다"고 말했다.

한집에 사는 형제는 대표팀이 해외로 원정을 떠날 때도 같은 방을 사용하는 등 거의 항상 붙어 다닌다.

강릉선수촌에서도 형제는 4인 1실을 함께 쓴다.

오랜 시간 같은 길을 걸어온 형제는 이제 올림픽 첫 승이라는 꿈을 함께 꾸고 있다.

대표팀이 평창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터트린다면 1라인을 이끄는 형제의 합작 골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김기성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김상욱도 "남은 기간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마치 짠 것처럼 같은 말을 했다.

김상욱은 올림픽 첫 경기의 긴장감에 대해서는 "지난해 채널원컵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했던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9시 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세계 6위 체코와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김상욱은 "부모님이 오시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