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왕’들이 12일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곳곳에서 설원을 누빈다.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이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낸다. 강원 용평 알파인스키장이 요정의 활약을 볼 수 있는 무대다.

시프린은 4년 전 19세의 나이로 처음 출전한 소치 대회에서 회전부문 금메달을 따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세계 최강 실력과 매력적인 외모가 단박에 스키팬들을 휘어잡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기술 종목인 회전, 대회전을 포함해 스피드 종목인 활강, 슈퍼대회전 등 전 종목에 출전해 ‘멀티 여왕’을 노리고 있다. 소치에서 5위에 그친 대회전 종목의 아쉬움을 금메달로 풀겠다는 각오다. 최근 상승세는 무섭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 대회전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올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대회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대회에선 활강 종목까지 제패해 ‘전천후 시프린 시대’를 예고했다.

‘천재 스노보더’ 한국계 클로이 김(18)도 이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하프파이프 종목으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미국 대표로 출전한 그는 15세 때인 2015년 동계 엑스게임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듬해엔 여자 스노보드 선수 최초로 1080도(3바퀴) 회전에 성공해 ‘100점 만점’ 천재 탄생을 알렸다.

같은 날 오후 9시50분부터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는 여자 스키점프 노멀힐 개인전이 열린다. ‘1인자’ 마렌 룬드비(노르웨이)와 ‘왕년의 여제’ 다카나시 사라(일본)가 격돌한다. 룬드비는 월드컵 7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월드컵 최다승 기록(53승)을 보유한 다카나시는 소치에서 4위에 그친 부진을 씻는다는 각오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박규림(스키점프 노멀힐)과 권선우(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강영서와 김소희(스키 대회전) 등이 이날 설상 종목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