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던지기에서 져 배제되자 인종차별 암시 트윗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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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샤니 데이비스(36)가 미국 선수단 기수에서 배제되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불참했다.

미국 빙속 대표팀 대변인은 "데이비스는 원래부터 지난 9일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계획했으며, 동료 선수들로부터 기수 후보로 지명됐을 때는 잠시 재고하기도 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 선수단은 데이비스와 여자 루지의 에린 햄린(32)가 기수 투표에서 4대4 동률을 이루자 동전 던지기를 거쳐 햄린을 기수로 최종 선택했다.

그러자 데이비스는 트위터에 "나는 미국인이다. (2006년 토리노에 이어) 2010년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최초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고 자신의 업적을 강조했다.

이어 "미국 대표팀은 창피하게도 2018년 올림픽 기수를 동전 던지기로 선정했다. 뭐, 나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22년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적었다.

더욱이 이 트윗에 '블랙 히스토리 먼스 2018(BlackHistoryMonth2018)'라는 해시태그를 남겨 기수 선정 과정에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암시까지 남겼다.

데이비스는 흑인, 햄린은 백인이다.

데이비스의 트윗은 온라인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현재 데이비스의 트위터 계정은 비공개 상태다.

노장 스케이터의 불만이 큰 후폭풍을 낳은 것은 그가 선수로서 이룬 업적이 햄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단하다는 이유도 있다.

데이비스는 2006 토리노 대회에서 흑인 선수로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올림픽 메달 4개를 수집했다.

햄린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미국 루지 싱글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섰지만, 데이비스에 비하면 초라한 경력이다.

2006년 대회에서 데이비스가 팀 추월 대회에 출전하지 않자 그와 마찰을 빚었던 당시 팀 동료 채드 헤드릭도 트위터에 "(데이비스) 당신은 대표팀 기수이든 아니든 미국 역사상 최고의 동계올림픽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데이비스를 지지했다.

햄린은 개회식 시작 직전 트위터에 "대표팀의 일원이 된 것은 감사함 그 이상이며, 오늘 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고 개회식장으로 들어가는 특권을 가진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