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미국 남자 봅슬레이… 파일럿 맹장 수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의 '파일럿'(썰매 조종수)이 경기를 눈앞에 두고 한국에서 맹장 수술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한국시간) 강릉에서 복강경 맹장 수술을 한 저스틴 올센(31) 소식을 다뤘다.

동료인 카를로 발데스는 이번 주 초 자국의 봅슬레이연맹 관계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평창 선수촌에 들어오는 것을 보고 '혹시 누가 도핑 검사에 적발되기라도 했나?'하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앞서 올센이 약간의 복통을 호소했지만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없었다.

연맹 관계자들이 전한 소식은 뜻밖에도 '올센이 극심한 맹장염으로 한국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었다.

발데스는 "전혀 예상 못 한 일이었기에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동료인 크리스 포그트는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며 "평창에 오기까지 4년간 쏟아부은 노력이 날아가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고 전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봅슬레이 4인승에 썰매를 미는 '푸셔'로 참여해 금메달을 수확한 올센은 이번에는 2인승과 4인승 부문의 '파일럿'으로 변신해 평창 대회를 준비해왔다.

수술은 지난 5일 이뤄졌다.

동료들은 숨을 죽인 채 결과를 기다렸다.

수술 직후 올센은 동료들에게 통증이 너무 심하다며 '아무래도 대회 출전이 어려울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복강경 맹장 수술은 근육 조직을 건드리지 않는 작은 수술이라며 안심시켰고, 실제 올센은 수술 다음 날 아침 상태가 호전됐다.

수술 이튿날인 6일 퇴원한 올센은 이번 주말께는 선수촌으로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는 18∼19일, 4인승 경기는 24∼25일 열린다.

이제 동료들과 올센은 예정했던 대로 팀을 이뤄 실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는 비공식 연습 주행이 펼쳐지고 있다.

이 과정에 불참하는 올센은 실전에서는 지난해 10월 평창을 찾아 15∼20번의 주행을 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동료들은 "우리는 올센이 아프기 전과 마찬가지로 자신감이 있다.

막상 경기 날짜가 다가오면 그가 완전히 준비돼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