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박윤정, 입양아서 국가대표로… "잡채·불고기 좋아해요"
“한국 음식 중 잡채와 불고기를 좋아해요. 만두도 잘 먹고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수비수 박윤정(26·사진)은 7일 강릉선수촌 입촌식에서 한국 음식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입촌식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과 사물놀이, 비보이들의 공연이 매우 흥미롭고 신났다”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1992년 한국에서 태어난 박윤정은 태어난 지 5개월 만인 1993년 미국 미네소타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영어 이름은 마리사다. 그렉·로빈 브랜트 부부는 박윤정이 미국에 도착하기 2주 전 임신 사실을 알고도 그대로 입양을 추진했다. 박윤정은 동생 한나 브랜트(25)와 모든 걸 함께했다. 춤과 피겨스케이팅, 체조를 거쳐 운명처럼 아이스하키를 만나 둘 다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다.

가슴에 달린 국기는 다르다. 박윤정은 2016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고, 한나는 세계 최강인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로 뽑혔다. 박윤정은 지난 6일 강릉선수촌에서 한나와 재회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가 맨 처음 해야 하는 일은 동생을 최대한 빨리 찾는 것이었다. 우리가 함께 선수촌에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적었다. 박윤정은 “부모님도 내가 대한민국의 국적을 회복해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며 “열심히 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릉=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