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려송희 언니 힘내요!"… 남북 단일팀 '우정의 슛아웃'
"려송희 언니 힘내요!"

6일 오후 9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4번째 공개훈련을 치른 강릉 관동하키센터. 막판 김도윤 코치의 지도 아래 슛아웃(승부치기) 훈련이 이어졌다.

검은색 셔츠를 입은 팀 5명, 흰색 셔츠 팀 5명이 번갈아가며 링크에 나와 저마다 슈팅 기술을 뽐냈다.

북한 공격수 려송희 차례가 되자 한 한국 선수가 "려송희 언니 힘내요!"라고 외쳤다.

다른 선수들의 환호성이 잇따랐다.

동료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려송희의 슈팅은 골리에게 막혔다.

려송희는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벤치로 돌아왔다.

슛아웃 훈련은 남북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슈팅이 성공할 때면 누군가가 "어메이징!"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한국 공격수 고혜인은 퍽을 네트에 꽂은 뒤 벤치로 돌아오면서 선수들을 향해 "야! 박수 안 쳐줘?" 하며 장난스레 눈을 흘겼다.

남북 선수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서는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워밍업도 할 겸 흑팀, 백팀 선수가 2명씩 짝지어 서로 퍽을 빼앗으며 골인 지점에 먼저 들어오는 '게임'을 했다.

한 선수가 골인 지점 부근에서 넘어지며 미끄러지자 남북 할 것 없이 근처에 있던 동료들이 나서 일으켜 세웠다.

새러 머리 감독은 이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남북 선수들은 라커룸에서도 구분 없이 잘 어울리고 있다.

이제 '화학적 결합'으로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남북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BTS(방탄소년단) 등 케이팝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흥얼거리며 잘 어울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