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바람 때문에 스프레이 래커 사용 못 해 미리 작업"
[올림픽] 선수촌 휴전벽 작가 "작품 훼손" 주장 논란
평화올림픽을 다짐하기 위해 평창선수촌에 세운 '평창올림픽 휴전벽'을 만든 작가가 창작자의 의도와 달리 작품이 훼손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휴전벽을 만든 이제석(36)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는 5일 언론사에 보낸 메일을 통해 "수개월간 벽돌 조각을 해 만든 작품에 평창조직위 측에서 마음대로 스프레이 페인트로 환칠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는 작품 공개 후에 선수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벽에 쓰는 것은 허용하기로 협의하고도 작가와 상의 없이 스프레이 칠을 하는 바람에 본래의 뜻이 전혀 전달되지 않아 작품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평창선수촌에서 휴전벽 제막·서명 행사를 했다.

휴전벽은 높이 3m, 너비 6.5m의 수직 콘크리트 벽이 수평으로 구부러져 다리가 되는 형상이며, 벽면에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서명을 한다.

디자인과 제작은 공익광고 전문가로 유명한 이제석 대표가 맡았다.
[올림픽] 선수촌 휴전벽 작가 "작품 훼손" 주장 논란
조직위 관계자는 작품 훼손 주장에 대해 "5천 명이 넘는 선수들이 서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표면이 거친 벽돌로 벽체를 제작해, 스프레이 래커를 이용해 스텐실 방식으로 벽체에 색을 칠한 뒤 그 위에 서명할 수 있도록 작가와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어 서명자가 서명 전에 스프레이 래커를 직접 사용하기가 어려운 데다 래커가 날릴 경우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다는 의무팀 판단에 따라, 사전에 스텐실 작업을 먼저 한 뒤 서명자들이 서명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휴전벽은 대회 기간 인류가 전쟁을 멈추고 대화와 화해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휴전 정신을 구체화하고자 2006 토리노 올림픽부터 선수촌에 설치됐다.
[올림픽] 선수촌 휴전벽 작가 "작품 훼손" 주장 논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