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미국 첫 흑인여성 쇼트트랙 대표 "웃음이 최고의 선물"
미국 첫 흑인 여자 쇼트트랙 대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마메 바이니(18)의 얼굴은 늘 환한 미소로 가득 차 있다.

미국 CNN은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향해 달릴 바이니의 일생을 4일 소개했다.

바이니는 지난해 12월 열린 미국 쇼트트랙 올림픽대표 선발전 여자 500m에서 우승해 대표팀에 승선했다.

남자 선수를 포함하면 두 번째 흑인 스케이팅 대표로, 몇 주 후 에린 잭슨 또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바이니는 또 4명 뿐인 외국에서 태어난 미국 대표 중 한 명이다.

바이니는 "무척 뜻깊은 일"이라면서도 인종적인 부분이 큰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게는 내가 흑인이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나를 받아주는 친구들이 있다"며 "그들은 나를 그저 마메, 혹은 한명의 인간으로 대우해준다"고 전했다.

가나 출신인 바이니는 5세 때 미국에 살던 부친 크웨쿠씨를 찾아왔다.

바이니는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고 싶다며 눈물을 터뜨렸고, 아버지가 대형마트에 데려갈 때까지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크웨쿠씨는 "바이니가 마트에 들어서자마자 진열대 옆을 뛰어다니며 물건을 이것저것 고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바이니는 다음날 엄마와 남동생이 있는 가나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겠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세달 후 크웨쿠씨는 길거리에 '올가을에는 스케이트를 배우세요'라고 써있는 포스터를 보고 바이니에게 스케이트를 배울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바이니는 스케이트를 배우고 싶다고 답했고, 곧 피겨 스케이팅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피겨를 하기에 너무 빠르다는 코치의 권유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고, 올림픽에까지 출전하기 이르렀다.

고등학교 3학년인 바이니는 친구들과 함께 졸업하기 위해 과제 등을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해 화학공학을 전공하는 것이 목표다.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김윤미로부터 지도받은 바이니는 '스승의 나라'에서 펼쳐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쟁쟁한 한국 선수들과 메달을 두고 겨룬다.

바이니의 주 종목인 500m는 최민정이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바이니의 가장 큰 강점은 운동선수로서의 실력이 아닌 그의 얼굴을 채우는 밝은 웃음이다.

바이니를 11세부터 지도해온 앤서니 바셀 코치는 "바이니는 볼 때마다 미소를 짓고 있고, 다가가면 웃음을 터뜨렸다"며 "그게 내가 기억하는 바이니의 첫 인상이고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고 돌아봤다.

바이니는 "나는 사람들이 웃는 것이 좋다"며 "웃는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뜻이고 행복은 사람이 매일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