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가대표 이승재, 2012년부터 영국 쇼트트랙 대표팀 지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 '경계 1호' 크리스티 키워내
[올림픽] 영국 쇼트트랙 이승재 코치 "크리스티, 몸 상태 올라왔다"
영국은 불과 수년 전까지 쇼트트랙 변방국 중 하나였다.

영국이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 남자 500m에서 나온 니키 구치의 동메달이 전부다.

그러나 영국 쇼트트랙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쇼트트랙 강국으로 떠올랐다.

대표 주자는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여자 단거리 간판 엘리스 크리스티(28)다.

그는 주 종목 500m는 물론, 한국이 주름잡던 여자 1,000m와 1,500m에서도 강력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대회에선 한국 최민정(성남시청), 심석희(한국체대)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계대상 1순위다.

공교롭게도 크리스티의 뒤엔 한국 출신 지도자가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출신 이승재 코치다.

이 코치는 전북도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12년 한국인 지도자를 물색하던 영국빙상연맹의 요청을 받고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그는 통역 없이 홀로 영국으로 넘어가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수년 만에 영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팀으로 끌어올렸다.

이 코치는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영국 선수들에게 한국 특유의 끈질긴 투지와 정신력, 기술을 효과적으로 주입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500m 11위, 1,000m 19위, 1,500m 20위에 그쳤던 크리스티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3일 강릉영동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만난 이승재 코치는 "영국에 처음 갔을 때 영어 문제 등으로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동안 영국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만큼은 다를 것"이라며 자신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과 경쟁 구도에도 이승재 코치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한국 쇼트트랙은 세계 최고다.

그러나 크리스티의 몸 상태가 다시 돌아왔으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