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북한 선수들 사이에서 여유롭게 취재진 응대
[올림픽] 北피겨 렴대옥, 환한 미소로 "날씨, 춥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한국 땅을 처음 찾은 북한 피겨 페어 렴대옥(19·대성산 체육단)은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렴대옥은 1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북한 선수단 본진의 일원으로 입국했다.

선수단 중간에서 피겨 페어 파트너인 김주식과 나란히 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는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처음에는 수줍은 듯 가볍게 웃음만 지었다.

그러나 버스에 오른 뒤 창밖으로 카메라가 몰려들자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오른손을 흔드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환영 현수막을 준비한 몇몇 시민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다른 북한 선수들은 경직된 표정으로 한국 취재진의 카메라를 외면해 렴대옥의 행동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렴대옥의 모습은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도 집중했다.

한 일본 방송사 리포터는 렴대옥의 표정과 몰려든 한국 언론들의 취재 열기를 전하며 "굉장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OBS도 취재 경쟁에 뛰어들어 자리싸움했다.
[올림픽] 北피겨 렴대옥, 환한 미소로 "날씨, 춥습니다"
렴대옥에게 취재진이 집중한 이유는, 그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국제대회에 참가한 대다수 북한 선수들은 잔뜩 긴장한 채 무표정한 얼굴이 태반이었다.

렴대옥은 작년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 전지훈련에서 한국 피겨 페어 김규은-감강찬 조와 우정을 나누며 마음의 장벽이 어느 정도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러 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미디어를 대하는 경험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렴대옥은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그는 파트너 김주식과 함께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페어 동메달을 차지했고,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北피겨 렴대옥, 환한 미소로 "날씨, 춥습니다"
렴대옥은 강원도 강릉 선수촌에 도착한 뒤에도 취재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선수촌에 들어가기 앞서 소감을 묻는 말에 "경기 전에는 말은 안 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날씨를 묻는 말엔 "춥다"고 짧게 말했다.

김주식도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한국 취재진을 응대했다.

그는 공항에서 버스에 올라탄 뒤 유리 밖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