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서 지속적인 남북 대화 지원 의사…대화도 촉구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을 세계가 열광적으로 환영한다"
역대 가장 강력하고 광범위한 도핑 테스트로 '클린 평창' 자신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편안한 시기에 방북… 북한과 조율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편안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31일 숙소인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소회와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화제로 환담했다.

바흐 위원장은 1월 20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남북한 올림픽 참가회의를 주재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확정했다.

IOC가 배려한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받고 북한 선수 22명과 임원 24명 등 총 46명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

북한은 8년 만에 동계올림픽 무대에 복귀했다.

또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12명과 우리나라 대표 23명 등 35명이 올림픽 최초의 남북단일팀 '코리아'를 결성해 평창올림픽 빙판을 뜨겁게 달군다.

로잔에서 열린 '평창 회의'에서 "편안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던 바흐 위원장은 "현재 북한과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바흐 위원장과의 문답.

-- 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1월 30일 도착해 평창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부분인가.

▲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지금 상황은 매우 훌륭하다.

당면한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올림픽 경기, 선수촌, 경기장 등에서 다듬어야 할 일부 세세한 부분이 남았다.

경기장과 선수촌 주변 정리(청소) 등으로 잘 이뤄지고 있다.

-- 역사적인 남북한 올림픽 참가회의를 주재했다.

공개할 수 있는 뒷얘기가 있나.

▲ 말할 수 있는 건 회의가 남북은 물론 IOC에도 매우 생산적이었다는 것이다.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와 대한올림픽위원회가 해결책 모색에서 항상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끔 상호 협의를 위해 회의를 중단하기도 했으나 결국엔 합의문을 도출하지 않았나.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 분단국가(서독) 출신으로 동독 선수들과 경쟁해야 했던 나로서는 유익한 경험이다.

(바흐 위원장은 펜싱 선수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
-- 남북은 오는 8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공동입장을 추진한다.

남북 체육 교류 증진을 위해 조언한다면.
▲ 먼저 IOC가 이런 대화 노력에 힘을 보탤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이런 교류는 이어질 것이다.

IOC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NOC와 계속 협력할 것이다.

IOC는 모든 NOC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우하기 때문이다.

IOC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면서도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 서로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일도 한다.

가까워지면 서로 친구가 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경험에서 드러난다.

대화로 평화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 북한의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안다.

언제쯤 방북할 예정인가.

▲ 로잔에서 열린 회의 때 북한의 초청을 받았다.

회의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도 이를 환영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편안한 시기에 방북할 예정으로 지금 북한과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 평창올림픽 기간 평창 회의에 참석한 남북 관계자들과 또 만날 의향은 있나.

▲ 당시 합의문에 담은 모든 사항이 잘 이행돼 대회 기간에 다시 만나지 않기를 기대한다.

올림픽 기간 남북 NOC 간 다른 수준의 상호 대화를 할 것이다.

-- IOC는 약물 없는 '클린 올림픽' 달성에 매진했으나 지난 소치동계올림픽,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도핑 문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선 클린 올림픽을 자신하나.

▲ 여러 이유에서 매우 자신 있다.

특히 올림픽 사상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광범위한 대회 전 약물 검사를 했다.

작년 4월 이래 1만4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도핑테스트를 진행했다.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약물 복용 가능성이 큰 선수와 나라를 강력하게 표적 조사했다.

올림픽 개막 전까지 도핑에 적발된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솎아내길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도핑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말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승리욕이라는 인간 본성 때문에 어떤 이들은 (금지 약물을 복용해)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스포츠이든, 사업이든, 세금 문제든 어디에든 법이 있지만 지금도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

우리가 약물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말할 만한 수준은 되지 못한다.

이길 수 있도록 매일 진일보해야 한다.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편안한 시기에 방북… 북한과 조율 중"
-- 한반도 기를 흔들면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직접 관전할 예정인가.

▲ 단일팀과 스위스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길 희망한다.

IOC 직원들이 이를 추진 중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길 바란다.

한 팀(단일팀)을 응원하는 건 스위스에서 문제를 유발한다.

스위스는 IOC의 홈이어서 내가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웃음)
단일팀 선수들의 생일파티야말로 올림픽이자 올림픽 정신이다.

처음엔 서로 간에 회의론도 있었지만, 북한 선수들이 가세한 후 합동훈련으로 남북 선수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며칠 후엔 북한 선수들 생일파티도 함께했다.

누군가가 올림픽 정신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것이라고 답하겠다.

-- 그러나 평창 회의 합의 후 한국에선 여론이 찬반으로 갈라졌다.

이를 예상했나.

▲ 세계는 평창 회의 결과를 열광적으로 환영했다.

단일팀과 남북 공동입장이 보낼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는 크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비판론자와 회의론자에게 분단국가에서 살아본 내 경험을 얘기하겠다.

동·서독이 함께 무언가를 하려고 했을 때 모든 이들이 기뻐한 것은 아니었다.

동·서독은 특정 기간 올림픽에 단일연합팀으로 참가하기도 했으나 양쪽 선수 모두가 행복한 것 역시 아니었다.

분단국가에선 다른 세대의 문제도 있다.

여러 세대 중엔 분단만 경험하고 통일 국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도 있다.

이들에게 우리는 설명하고,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

모든 발전 과정을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

(단일팀) 출발부터 100% 지지를 기대할 순 없다.

-- IOC 위원장 취임 후 세 번째 올림픽이다.

소치와 리우 대회를 겪으면서 대회 후 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평창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할 것으로 보나.

▲ 소치에선 대회 후 경기 관련 시설 사용이 아주 훌륭하다.

브라질 경제 상황 등으로 리우에선 올림픽 유산(경기장 시설 대회 후 활용 계획) 프로그램 시행이 지연됐다.

평창의 대회 후 시설 사용 계획은 IOC 조정위원회를 거치면서 가장 핵심 사안 중 하나였다.

12개 시설 중 9개의 활용 계획은 정해졌지만, 나머지 3개 활용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며칠 후 계획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선수촌 아파트의 민간 분양이 다 끝난 건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며 이는 스포츠 시설 활용 계획 수립에도 도움을 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