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굴스키 토비 도슨, 영화 '국가대표' 실제 모델 강칠구 코치도 눈길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들만큼 이들이 세계 정상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온 '스타 지도자'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31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선수단 명단에 포함된 경기 임원은 협회 자격으로 참가하는 일부를 제외하고 40명이다.

국가대표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장비 관리 담당, 팀 닥터 등도 명단에 포함된다.
[올림픽] 오서·백지선·데 용' 태극전사 이끄는 스타 지도자들
국가대표 지도자 중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김연아의 코치로 유명한 피겨스케이팅의 브라이언 오서(57·캐나다)다.

자신은 올림픽에서 은메달만 두 개(1984년·1988년) 목에 걸었으나 세계 정상급 제자들을 길러내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오서 코치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의 전담 코치로 활동하며 한국 피겨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도왔다.

김연아와 좋지 않게 헤어졌지만, 이후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클럽의 메인 코치로 전 세계 유망주를 키워냈다.

그는 대역전드라마로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 한국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휘문고)을 2015년 3월부터 맡고 있다.

차준환은 이달 초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 선발 3차전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8'에서 오서 코치의 지도 속에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해 한국 대표로 평창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이끄는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감독은 세계 아이스하키계에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서울 태생인 백 감독은 한 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명문 피츠버그 펭귄스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며 1990-1991시즌과 1991-1992시즌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NHL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스탠리컵을 들어 올렸다.

백 감독의 지도하에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지난해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짧은 역사와 열악한 저변을 떠올리면 기적과 같은 일이다
백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기를 탄탄히 길러주는 한편 국가대표가 지녀야 할 자긍심도 심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피드스케이팅 코치인 보프 더 용(42·네덜란드)은 자신이 지도하는 이승훈(대한항공)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겨뤄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그는 당시 은메달리스트인 이반 스콥레프(러시아)와 함께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의 무동을 태워 눈길을 끌었다.

당시는 금메달을 놓쳤지만, 더 용 코치는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2006년), 은메달 1개(1998년), 동메달 2개(2010년·2014년)를 목에 걸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무려 7번(1만m 5개·5,000m 2개)의 금빛 질주를 펼친 '장거리의 전설'이다.
[올림픽] 오서·백지선·데 용' 태극전사 이끄는 스타 지도자들
한국 모굴 스키를 이끄는 토비 도슨(39) 감독의 이름도 국민에 친숙하다.

도슨 감독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 부문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으로 입양됐으며 토리노 올림픽이 끝난 뒤인 2007년 국내에서 친부와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슨 감독은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 평창 대표단 8명 가운데 마지막 발표자로 나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스포츠를 접할 기회를 저개발 지역에도 주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라는 점을 강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키점프의 강칠구 코치는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모델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당시 고등학생이던 강 코치는 스키점프 단체전에 출전해 13개국 중 8위에 올랐다.

1948년 생모리츠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온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제외한 다른 종목에서 10위 이내를 기록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강 코치는 기세를 이어 이듬해 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 스키점프에 세계 규모 종합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겼다.

반짝 주목받는 듯했으나, 한국 스키점프의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

강 코치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해온 최서우(35), 김현기(34·이상 하이원) 등은 후배 육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20년째 국가대표를 하며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올림픽] 오서·백지선·데 용' 태극전사 이끄는 스타 지도자들
/연합뉴스